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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던 A(23·여)씨는 6월4일 오후 1시17분께 '베스트 ○○ 예술'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A씨는 한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이 회사의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했다. 이 회사는 작품 전시·기획 등을 한다면서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고 광고했다.

회사 측: "저희 사원 등록 마치시는 대로 출근 바로 하실 거예요. 면접 보고 해야 되는데 저희가 이번에 전시회 일정이랑 이런 게 많아서 시간이 안 돼서요. 이력서만 보고 뽑았거든요. (중략) 그래서 사원 등록하는데 필요하신 게 일단 계좌는 저희 급여 받는 데 ○○계좌예요. ○○계좌는 있으세요?"

A씨: "아니요. ○○ 계좌는 없어요"

회사 측: "그럼 그거 오늘은 은행이 업무 안 하니까 내일까지 준비해주시고요. (중략) 사진 첨부된 이력서도 하나 출력해서 준비해주시고."

A씨는 회사 측 지시에 따라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서 체크카드와 이력서를 6월9일 오후 4시 논현역 4번 출구에서 회사 관계자에게 넘겼다.

체크카드는 출입카드를 만드는 데 필요하니 체크카드에 출입등록을 설정하고서 되돌려주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흘 후 A씨는 은행으로부터 '당신 계좌가 부정거래에 이용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A씨가 회사에 항의하자 회사 측은 "우리가 당신 계좌를 왜 이용하겠냐, 정 못 믿겠으면 경찰에 신고해라"라고 말하고서는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는 전형적인 '구인광고를 이용한 대포통장 모집 사기'에 당한 것이었다.

구인광고 이용한 신종 대포통장 사기가 등장했다

이번에 경찰에 검거된 황모(28)씨 일당이 이런 사기 수법으로 체크카드를 빼돌린 피해자들은 A씨를 포함해 모두 221명. 이들은 전부 일자리가 아쉬운 20대(219명)와 10대(2명)였다.

계좌번호와 체크카드, 체크카드 비밀번호만 알면 해당 계좌를 범죄에 이용할 수 있어 이런 수법이 유행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인터넷뱅킹으로 피해자의 돈을 찾으려면 계좌번호, 계좌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공인인증서, 주민등록번호 등 피해자의 많은 개인·금융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종이 통장을 건네 받는 것에 의심이 뒤따를 수 있지만 체크카드 겸용 출입증이 일상화돼 있는 탓에 출입카드 명목으로 체크카드 제출을 요구하면 쉽게 속아 넘어가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A씨 등 피해자들은 사기 피해자이지만 대포계좌의 명의자이기에 형사범이 될 수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에서는 대포계좌(통장)의 명의를 빌려준 이들도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피해자들이 출입카드 설정이 끝나면 되돌려받는 것으로 알고 체크카드를 넘긴 정황을 참작해 대부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일부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포계좌가 이용된 사기 피해자가 대포계좌 명의자들인 이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고용주가 급여지급을 위해 계좌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면 본인 명의의 계좌번호만을 알려주면 된다"며 체크카드를 넘길 필요가 없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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