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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임씨 수색 현장에 국정원 직원들이 먼저 투입됐다
ⓒ한겨레

국정원 해킹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 임아무개(46)씨 수색 당시, 국정원 관계자들이 소방관들보다 수색 현장에 먼저 직접 투입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수색 현장에 나타난 국정원 직원은 1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고 차량을 이용해 신속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 등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국정원 쪽이 먼저 사건현장을 찾아내 현장을 ‘오염’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국정원은 이를 부인해오고 있다.

<한겨레>는 6일 경기도의회 양근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안산6)이 경기도재난안전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소방대원과 상황실 등의 무전 및 전화통화 녹취록을 입수했다.

이 가운데 수색 현장의 119구급대원(소방관)과 상황실(현장대응 2단장) 간의 지난달 18일 오전 11시20분 29초~11시24분 12초 사이 통화 내용 녹취록을 보면, 상황실에서 ‘보호자는 어디 계신는데?’라고 묻는다.

소방관은 “보호자는 이쪽에 나온 거 같진 않고 집에 있고, 직장 동료분이 근방에 계셔서 저희랑 한번 만났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소방관은 “직장 동료가 인근에 계셔서 직장은 서울에 있으신 분이고 여기 화산리 쪽이랑 해서 자주 왔다갔다하신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상황실에서 ‘실종자 친구를 만났다면서?’라고 재차 묻자 현장 소방관은 “친구를 만난 게 아니라 직장 동료분이 인근에 있어 보호자한테 연락을 받고 저희랑 지금 만났어요”라고 답했다.

이는 임씨의 ‘직장 동료’인 국정원 직원이 숨진 임씨의 부인한테서 연락을 받고 소방관들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임씨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숨진 임씨의 부인은 이날 오전 11시15분 119에 2차 위치추적 신고를 했다.

또 이날 11시35분 10초~11시36분 33초 사이 이뤄진 수색 현장의 다른 소방관과 119 상황실과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수색 장소 등에 관한 문답이 오가다 상황실에서 ‘그 관계자한테 한번 물어보세요’라고 지시하자 현장 소방관은 “어디 관계자?”라고 답했고, 다시 상황실에서 ‘그 저기… 그 위치추적 관계자 같이 없어요?’라고 되묻는다.

그러자 현장 소방관은 “없어. 그 사람들 차 가지고 가서 그 사람도 나름대로 찾아준다고…”라고 답했다. 이에 상황실은 “그럼 그 사람한테 전화해 가지구요, 도라지골 어디로 올라가는 건지 그쪽도 한번 이렇게 수색을 하라고 하거든요”라고 지시했다.

이 사건의 의문점을 추적중인 양 의원은 “소방관들의 통화 내용을 전체적으로 종합하면, 임씨 수색 현장에 국정원 직원들이 투입돼 현장에서 소방관들을 접촉한 것은 물론 임씨에 대한 위치추적을 해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 간사인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27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국정원 해킹관련 자료를 삭제하고 숨진 임씨가 감찰실로부터 위치추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국정원은 위치추적 장치 통해 임씨의 위치를 확인한 뒤 근처에 사는 국정원 직원을 보내 소방대원과 함께 임씨를 찾았다고 해명했지만, 언제 처음 임씨의 위치를 찾아냈는지에 대해서는 무조건 ‘모르겠다’는 식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임씨의 사망 현장을 국정원이 언제부터 통제했는지 등에 대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 당일) 11시11분에 국정원 직원이 부인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타나 소방관과 2~3분간 대화했다. 구조대원들이 11시10분께 2차 수색 동선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국정원 직원이 1분 후 그 자리에 나타났다면 이 사람은 과연 어디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이냐”며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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