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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기의 젠더를 넘겨짚지 말아야 할 아주 중요한 이유
ⓒAlex Mares-Manton via Getty Images

“나 임신했어!”

“축하해! 아들이야 딸이야?”

왜 우리는 누가 아기를 가졌다는 걸 알자마자 즉시 젠더에 집착하는 것일까?

아기의 젠더를 넘겨짚는 것은 아기의 성적 지향, 커서 갖게 될 음악 지향, 대학 진학 여부 등을 미리 넘겨짚는 것과 똑같다.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의 느낌에 기반해 직접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기 전에 이런 것을 미리 알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왜 유독 젠더에 있어서만큼은 부모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아이의 허락도 없이, 아이의 젠더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할까?

나는 태어났을 때 체중이 무려 4.65kg이었고, 버자이너가 달려있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내가 ‘여자아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나에 대해 분명히 말할 수 있었던 유일한 점은 내가 큰 아기라는 사실 뿐이었다. 내 젠더에는 손대지 말았어야 했다. 그건 내 부모님의 몫이 아니었고, 내 어머니의 조산사가 관여할 일 역시 결코 아니었다.

나는 이 결론에 따라, 여성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생각에 따라, 길러졌다. 어른들은 내게 핑크색 드레스를 입혔고, 바비 인형을 주었고, 스파이스 걸스를 보여주었다. 스파이스 걸스에 대해서는 불평하고 싶지 않다. 정말 멋졌으니까.

그러나 사회는 잘못 생각했다. 내 부모님은 잘못 생각했다. 내 어머니의 조산사는 잘못 생각했다. 그들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린 소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 인간이었다.

곧 나는 나만의 스타일과 정체성을 키워나갔다. 드레스 대신 군복 무늬 바지를, 폴리 포켓 대신 액션맨을 선택했다. 학교에서는 남자아이들과 친하게 지냈고, 크면 뮬렛(mullet) 머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월드컵 결승전에서 골을 넣는 것을 상상했다.

다행히 내 젠더 표현은 대부분의 경우 받아들여졌다. 남자아이 옷을 입어도 괜찮았고 부모님은 내 친구들이 남자아이들인 것도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내 젠더 표현이 조롱받을 때가 가끔은 있었다.

12살 무렵 아저씨들만의 걸음걸이가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어깨를 양쪽으로 흔들며 걷는 것을 보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던 나는 따라 하기 시작했지만 곧 누군가 “남자처럼 걷지 마”라며 못하게 했다.

우리가 아기의 젠더를 넘겨짚지 말아야 할 아주 중요한 이유
ⓒNadtochiy via Getty Images

학창 시절엔 툭하면 ‘남자’, ‘여자남자(he-she)’라는 말을 들었고, 최악은 ‘남자 야수(man beast)’였다. 여성 외모를 한 내가 남성성을 풍기는 것을 사회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는 평생 남들이 짐작한 젠더에 대한 미묘한, 때로는 노골적인 빈정거림을 들으며 살았다. 젠더를 넘겨짚는 것,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사회가 사람의 성(sex)에 따라 젠더를 넘겨짚는 이상, 나 같은 많은 사람들의 삶은 앞으로도 계속 힘들 것이다. 나는 매주 치료사를 만나 돈을 내고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고,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때 “부인”(madame)이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잡칠 것이다.

내가 소수라는 걸 나도 안다. 나는 부모가 아니고, 이게 논란이 되는 주제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나는 내게 강요된 성에 시달려왔고 평생 그게 내 젠더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4개월 전에 내 카운슬러가 질문을 던지기 이전에는 그 누구도 한 걸음 물러서서 내 기분이 어떤지 물어봐주지 않았다.

내 인생 최초로 내게 “당신은 스스로 어떤 젠더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봐 준 상담사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는 넘겨짚지 않았다.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없이, 나는 내 젠더를 온전히 탐구해봐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모든 걸 재평가하고 내가 실제로 어떤 기분인지 말할 기회가 되었다.

그 질문은 내가 존재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문을 열어주었다. 그 문을 통해 나는 진짜 나 자신에 더 잘 어울리는, 자유로우며 새롭고 낯선 세상에 들어갔다. 모든 아이에게 그런 기회가 있어야 한다.

 

* 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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