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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같아요라는 말은 합리적인 논쟁을 막는다(NYT기고)
ⓒShutterstock / lenetstan

미국에서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것 같아요(I feel like)"라고 모호하게 말하는 어법이 일상생활에선 물론 정치적 논의와 대학의 학문탐구 등 모든 언어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

스스로를 "까다롭다"고 말한 노스캐롤라이나대 조교수 몰리 워던은 일요일인 1일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현상을 지적하면서 "`…것 같아요'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주장했다.

워던의 주장은 '…것 같아요'가 단순히 듣기 싫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지도 믿지도 판단하지도 않은" 채 감정, 느낌을 앞세우는 말 습관에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문명화된 갈등"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 사회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물리적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 주장을 펼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현대 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면이라는 것이다.

Stop saying “I feel like.” https://t.co/ysCyOykQkipic.twitter.com/xKYo0m0DyJ

— NYT Opinion (@nytopinion) May 1, 2016

그러나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순간, 논리적 비판이 봉쇄되고 만다. "…것 같아요"는 개인적 감정이나 경험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것에 대한 합리적 논박을 시도해봐야 논박하려는 사람은 그런 감정이나 경험을 갖지 못한 것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워던 교수에 따르면, "…것 같아요"는 다양성과 양극화가 동시에 급진행되는 현대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그 입맛에 맞는 말을 하려는 일종의 '겸양'의 표현이지만, 결과적으론 합리적 주장과 반박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워던 교수는 자기 생각을 검증받기 위해 접촉한 동료 교수 등의 견해도 전하면서 시러큐스대학의 한 역사교수도 "…것 같아요"는 "말하는 순간 방패를 세움으로써 상대가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고대 유교와 그리스 스토아학파 뿐 아니라 현대 신경과학의 연구결과도 이성적 추론과 결정에 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것 같아요"라는 어법을 문제 삼는 것은 감정의 표현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고의 게으름의 징표"라는 데 있다고 워던 교수는 설명했다.

어떤 사실에 대해 자신이 가진 정보를 기반으로 추론을 통해 판단을 내릴 때 그 판단에 대해 일부 의구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최대한 진위 구분을 하려는 노력 없이 "…것 같아요"라는 위험회피형 표현 뒤로 숨어버린다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상대주의 시대에도 "증거와 개인만 아는 내적 감정 사이의 구분은 존재"하고, 다양한 관점이 있다고 해서 각 개인이 기반을 두는 명확한 사실(facts)이 없다는 뜻은 아닌데 "…것 같아요"라는 어법은 이 모든 것을 뭉개버리고 만다.

워던 교수는 정밀한 연구결과는 아니지만, 언어학적으로 수집된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 "…것 같아요"라는 표현은 20세기 후반부터 사용이 퍼지기 시작해 최근 10여 년 사이엔 "생각한다", "믿는다"는 말과 비슷한 뜻이 될 정도가 됐다.

그는 '동물농장' 작가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 "사고가 언어를 타락시킬 수 있듯이 언어 역시 사고를 타락시킬 수 있다"며 거듭 생각을 명료하게 표현하는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실행가(doer)인 것 같아서 지지한다"거나 "나는 버니 샌더스가 너무 이상주의적인 것 같다"고 말하지 않고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실행가이어서 지지한다"거나 "버니 샌더스는 너무 이상주의적이다"고 말해야 이성에 기반한 주장과 반박이 가능하다는 게 워던 교수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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