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이끌 적임자로 37년 경력의 ‘정통 IBK맨’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를 낙점했다. 다만 노동조합이 ‘빈손 임명’이라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어 장 행장은 취임 초기부터 노·사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장민영 신임 기업은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
23일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장민영 행장의 첫 출근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장 행장은 이날 8시5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기업은행 본점 앞에 도착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출근에 실패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이행시킬 대안 없이는 단 한 발 짝도 기업은행에 못 들여놓는다”며 장 행장 출근 저지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장 행장을 두고 “경력의 대부분이 기업은행에만 국한된 관리형 행장 후보로, 지도자라기보다 관료에 가깝다”며 “노동자들이 원하던 개척형 CEO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시절 약속했던 총액인건비 제도 개선과 임금체불(미사용 보상휴가) 문제에 대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이번 임명에는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기업은행이 협약했던 ‘기업은행 예산·인력 자율성 확보’,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개 지시한 ‘기업은행 총인건비제 모순 해결’을 완수할 적임자라는 확신이 빠져있다”라며 “대통령의 입에서 ‘기업은행 문제 해결’이란 말이 나온 후 임명된 은행장의 손에 답이 없다면 기업은행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임명 제청했다. 2일 김성태 전 행장 퇴임 이후 약 20일 동안 이어진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사다.
금융위는 장 행장을 두고 “금융시장 이해도와 리스크관리 전문성을 쌓아온 금융전문가”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향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벤처기업 투자·융자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해 정책금융을 통한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장 행장은 1964년생으로 고려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자금운용부장, IBK경제연구소장,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등을 거쳐 IBK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