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를 좌초시킨 일등항해사 40대 A씨(왼), 20일 목포해경이 선체합동감식을 진행하는 모습(오). ⓒ뉴스1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다 대형 카페리 여객선을 좌초시킨 일등항해사가 “많은 분께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2일 오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는 여객선 좌초 사고와 관련해 중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일등항해사 40대 A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40대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이날 A씨는 선사 이름이 적힌 외투를 착용하고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에 출석해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탑승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자리를 빌어 많은 분께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임산부께 더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과거에도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항해했냐’는 물음에는 “직선거리에서만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변침(방향 전환) 구간에서는 수동으로 변경한다”며 “(휴대전화로) 네이버를 잠깐 봤다.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1~2번 정도”고 말했다. 다만 A씨 뒤에 서 있던 조타수 B씨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전남 신안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를 좌초시킨 일등항해사 40대 A씨. ⓒ뉴스1
나뭇가지 박힌 좌초된 퀸제누비아2호 사고 부위. ⓒ뉴스1
A씨 등은 지난 19일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인근 해상에서 퀸제누비아2호를 운항하던 중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 좌초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조타실에서 휴대전화를 보다 충돌 13초 전 위험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B씨는 “항로 감시는 항해사의 역할”이라며 “사고 당시 자이로컴퍼스(전자 나침반)를 보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책임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267명 전원이 구조됐으나 승객 30여 명이 경상을 입었다.
한편 목포해경은 조타실을 비운 60대 선장 C씨에 대해서도 중과실치상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C씨는 선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여객선 운항 규정상 선장은 좁은 수로 통과 시 직접 조타실에서 선박을 지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