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는 ‘5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나경원 의원을 법사위 간사로 추천했지만, 기존에 간사직을 맡고 있던 박형수 의원과 사·보임 절차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오늘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의 간사 선임 안건 상정을 요구했지만, 법무부장관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의 ‘6선 중진’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간사 협의가 되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추미애 위원장의 자리로 나가 항의를 쏟아냈다. 회의 시작 전, 나경원 의원도 항의하기 위해 추미애 위원장을 직접 찾아갔으나 추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정식 간사석이 아닌, 비공식 자리에 앉아 회의에 참석해야 했다.
민주당이 안건으로 채택한 ‘검찰 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두고도 극심한 갈등이 빚어졌다.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 특히 나경원 의원은 “가치중립적 단어를 써야 한다”라며 “국민의힘은 검찰개혁법이라고 부르지 않고 ‘검찰장악법’, ‘검찰해체법’이라고 부른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나경원과 추미애. ⓒ뉴스1
이를 들은 추미애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이 보임돼 오셔서 마치 여기를 전투장처럼 여기시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기는 법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이제 새로운 세상이 왔다”라며 “윤석열 영장 공무집행을 방해했던 자들이 여기에 와 법사위를 방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표결을 진행하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 자리 앞까지 나가 항의했다. 이를 본 민주당 의원들은 고함을 쳤고, 초선인 이성윤 민주당 의원도 “들어가라”라고 거듭 외쳤다.
그러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나경원 의원.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호통을 내질렀다. 이를 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왜 반말을 하세요”라고 했고, 서영교 의원도 “어떻게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너무하다”라고 반응했다.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보던 추미애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의 발언에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나경원 의원의 불호령(?)을 들은 이성윤 의원은 “뭐 하시는 겁니까, 지금”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마찬가지로 초선인 김기표 민주당 의원도 “자, 지금부터 초선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드립니다. 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내란을 옹호한 인물이 어떻게 법사위 간사를 맡을 수 있느냐”라고 비판에 나섰다. 장 의원은 이어 “내란 혐의를 자수하고 어떤 모의를 했는지 밝혀라”라고도 했다. 박은정 의원도 “초선이면 조용히 하라는 권위주의적 발상과 정신세계가 놀라울 따름”이라며 “내란 앞잡이를 간사로 세우려 한다. 국회가 동물국회로 회귀하고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또다시 집단 퇴장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 “계엄을 해제하러 왔다가 내뺀 의원이 법사위 간사를 맡겠다고 나서는 걸 보며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토로한 추미애 위원장은 “앞으로 험난한 고비가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