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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먹거리 휴대전화 사업, 반격 가능할까?
ⓒASSOCIATED PRESS

지난 21일 국내 두 휴대전화 사업자가 세계 최대의 모바일·통신 전시회 MWC에서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국내 언론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경쟁에 주로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보다 중요한 문제도 제기된다. 밀레니엄 이후 지난 15년간 우리 경제의 먹거리가 돼 주었던 휴대전화 사업을 두 회사가 수성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반격을 가할 수 있을까?

휴대전화 사업에서 우리 기업들에 주어진 전통적인 과제는 애플의 이익 독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삼성이 24%로 1위다. 애플은 15%대로 2위다. 그러나 영업이익이나 부가가치라는 면에서는 애플이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심지어 이익의 90%를 이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있다.

여기에 새로운 도전도 추가됐다. 중국 기업의 추격이다. 중국의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는 각각 3·4·5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6위권으로 밀렸다. 포화 상태의 세계 휴대전화 사업에서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는 더욱 처참하다. 3년만에 삼성은 1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 2013년 31%였던 점유율은 8%로 곤두박질 쳤다. 그 기간 애플은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어도 시장점유율은 지켜냈다. 이대로 가면 5년 후 우리 기업들은 휴대전화 시장에서 노키아나 에릭슨, 소니의 운명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

확장성과 팬덤 확보에 실패한 우리 휴대전화 제조업체들

애플과의 비교를 통해 우리 문제를 파악해보자. 우리 두 기업은 휴대폰을 잘 만든다. 하지만 잘 만든 제품이 꼭 잘 팔리거나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 S7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전 제품들에 비해 혁신적 요소는 거의 없다. 제조와 생산 능력으로만 치자면, 애플의 하청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 기업들이 우리를 거의 따라잡았다. 문제는 제품을 재미있고 멋지게 만드는 혁신 능력에서 우리가 뒤쳐진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애플의 이익 독점을 막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거의 유일한 전략이다.

휴대전화 제품 혁신의 본질은 확장성과 팬덤(fandom)이다. 휴대전화가 라이프스타일의 필수가 되게 하고 그것에 빠져든 수많은 팬들을 거느릴 수 있어야 한다. MWC에 참여하지 않는 애플이 전세계에서 동시에 신제품을 내놓으면 먼저 사겠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밤을 꼬박 새운다. 최근 미국에서 애플이 아이폰 보안 해제 문제로 연방수사국(FBI)과 대립하자 세계 20여개국에서 소비자들이 애플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메이드 인 코리아 휴대전화를 쓰는 전세계 소비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태도다.

팬덤에서 뒤쳐진 삼성전자가 확장성 면에서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다. 휴대전화와 연계된 웨어러블 기기로 별 재미를 못 본 이 회사는 가상현실(VR)로 반격을 꾀하려고 하고 있다. 휴대전화와 사회관계망(SNS)이 결합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VR 기기는 휴대전화 사업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영역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만큼은 삼성보다 LG의 반격이 더 눈에 두드러졌다. G5는 이름만 빼고 다 바꾸려고 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 신제품은 세계 최초의 모듈형 모델로 확장성을 극대화 했다. 게임기에 다양한 게임팩을 끼우고 여러 게임을 즐기듯, 다양한 부가 기능 팩을 꽂아 휴대전화를 카메라나 오디오 기기, VR 기기 등으로 변신시키려고 한 것이다. 아마 이번 신제품까지 실패하면 휴대전화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지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이 이런 혁신을 가능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일찍 이런 시도를 했다면 어땠을까?

휴대전화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절박함이 부족해 혁신이 없다. LG는 절박함으로 혁신을 이뤄냈지만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우리 경제의 주요 먹거리인 휴대전화 사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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