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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적 관계와 동원적 관계
ⓒ뿌리와이파리

조선인 위안부는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인가, 동원적 관계인가. 박유하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에서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급기야 그녀를 법정에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동지적 관계는 무엇이고 동원적 관계는 무엇인가. 그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지금 한국과 미국은 동지적 관계인가, 동원적 관계인가.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은 미군과 동지적 관계였나, 동원적 관계였나. 개개의 한국군 병사는 박정희와 동지적 관계였나, 아니면 박정희에 의해 동원된 관계였나.

기준은 무엇인가. 주체의 의식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관찰자의 해석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생존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이 기준인가, 아니면 객관적 연구자의 관찰이 기준인가. 당시 행위자의 의식이 기준인가, 아니면 후대 연구자의 해석이 기준인가. 주체라면 어떤 주체, 관찰자라면 어떤 관찰자가 기준인가.

분명 동지적 관계와 동원적 관계는 의미가 다르지만, 문제는 그 의미를 확정할 어떠한 절대적인 기준도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인 것이다. 대다수의 생각과는 달리 동지적 관계와 동원적 관계는 객관적 사실로서 입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사실이란 없다. 오로지 해석이 있을 뿐"이라는 니체의 지적이 정확히 들어맞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는 박교수의 발언은, 그러한 사태에 대한 하나의 해석인 것이며, 여기에 대한 다른 해석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어느 누구도 해석을 배제한 채 사실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오히려 박유하 교수는 개별 위안부 의식의 차원에서는 설사 동지적이었다 할지라도, 제국의 차원에서 그것은 엄연히 동원이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조선인 위안부라는 하나의 사태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죄의 대상이 되기는커녕 위안부 사태에 대한 두껍게 읽기로서 우리의 시야를 더욱 확장해주는 것으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박유하 교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는 해석을, 민족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에 대한 하나의 해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저 감정적 반응일 뿐이다. 해석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이 세계는 탈출 불가능한 감옥일 뿐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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