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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지 닷새 만에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에 빠진 정아영(3)양이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지 닷새 만에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에 빠진 정아영(3)양이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지 닷새 만에 머리를 다쳐 3년 넘게 의식불명 상태였던 아동이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만 나이로 3살인 정아영양이 경남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장기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3일 뇌사 상태에 빠진 아영이는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 28일 사망 선고를 받았다. 아영이의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은 또래 친구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아영이의 가족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아영이가 세상에 온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아영이는 떠나가지만 아영이로 인해 다른 생명이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장기 기증 이유를 밝혔다.

아영이는 태어난 지 닷새 만에 신생아실에서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 뒤 3년 넘게 인공호흡기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며 대학병원에 통원 치료를 다녔다.

아영이는 ‘늦둥이 막내딸’이었다. 6살, 8살 많은 오빠 두 명이 있었지만 아영이가 늘 누워 있어야만 했기 때문에 세남매는 한번도 함께 뛰놀지 못했다고 한다.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정아영(3)양의 부모가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정아영(3)양의 부모가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아영이의 부모는 편지를 통해 “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 그 조그만 몸으로 지금껏 온 힘을 다해 버텨줘서 고마워. 마지막도 아빠, 엄마가 충분히 슬퍼할 수 있게 시간을 줘서 고마워”라며 “다음 생에 한 번만 더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주렴. 그땐 우리 호호 할머니가 되도록 오래도록 추억(을) 쌓아보자. 사랑한다”고 아이에게 마음을 전했다.

아영이는 30대 간호사의 ‘신생아 학대 사건’ 피해 아동 중 하나다. 간호사 ㄱ씨는 지난 2019년 10월5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부산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한손으로 신생아 다리를 잡고 거꾸로 들어 올려 흔드는 등 신생아 14명을 21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또 아영이를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바닥에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상 등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지난 5월 대법원은 ㄱ씨에 업무상과실치상·아동학대처벌법 위반(상습학대) 등의 혐의로 징역 6년을 확정했다. ㄱ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근무 시간 이전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영이의 장례는 29일부터 사흘간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한겨레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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