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동남아시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평소 친분 있는 기자 2명과 1시간 동안 대화했다

쪽지로 불러냈다.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뉴스1

동남아시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평소 친분이 있는 특정 언론사의 동행 취재 기자 두 명을 대통령 전용기 안의 전용 공간으로 따로 불러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 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편파보도’를 이유로 <문화방송>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바 있어 윤 대통령의 언론관과 전용기 사유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과 순방 취재 기자단은 전날 저녁 8시께(현지시각)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을 떠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채널에이(A)>와 <시비에스>(CBS) 기자를 따로 불러 1시간가량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기가 이륙한 지 한 시간가량 지났을 때, 승무원이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두 기자는 전용기 앞쪽에 있는 대통령 전용 공간으로 갔다. 대통령 전용기는 머리 부분에 참모들이 이용하는 좌석이 있고, 뒷부분에 기자석이 있는 구조다. 두 기자가 앞쪽으로 가는 모습은 여러 기자에게 목격됐다. 두 기자는 윤 대통령을 취재하며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불허 통보 관련 규탄 기자회견 중인 더불어민주당 위원들. ⓒ뉴스1
[자료사진]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불허 통보 관련 규탄 기자회견 중인 더불어민주당 위원들. ⓒ뉴스1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앞둔 지난 9일 밤 <문화방송>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며 “문화방송은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 조처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튿날 윤 대통령도 “대통령이 많은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기자 여러분께도 외교 안보 이슈에 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온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자료사진] 14일(현지시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조연설 중이다. ⓒ뉴스1
[자료사진] 14일(현지시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조연설 중이다. ⓒ뉴스1

이에 <한겨레>와 문화방송, <경향신문>은 대통령실의 결정에 항의해 대통령 전용기 이용을 거부하고, 민항기를 이용해 윤 대통령의 캄보디아·인도네시아 순방 일정을 취재하고 있다. <한겨레> 취재진은 아세안 정상회의 취재를 마치고 싱가포르를 경유한 뒤 14일 밤 민항기를 이용해 발리에 도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친분 있는 기자를 전용기 안에서 따로 불러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사 구분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 사적 이용 논란이 거세게 일 조짐이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한-미, 한-일 정상회담과 김건희 여사의 일정에 풀(대표) 기자 취재를 배제했다.

[자료사진]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뉴스1
[자료사진]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뉴스1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 편이 아닌 언론은 철저히 배제하고 공격하면서, 내 편을 들어줄 것 같은 특정 언론 기자만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편협한 언론관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라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도 “전용기를 대통령의 사적 공간으로 활용한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직과 공적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겨레>에 “대통령과 평소 인연이 있어 이동 중에 편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며 취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발리/ 한겨레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프 다른 기사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대통령실 #정상회담 #언론 #윤석열 #정상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