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된 MBC 피디수첩에 나온 이태원 상인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 ⓒMBC
지난달 29일 핼러윈 축제 밤은 악몽으로 변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골목에서 장사했던 상인들도 그날의 참혹했던 광경을 목격했다.
지난 1일 방영된 MBC 시사프로그램 'PD 수첩' 방송에서 한 상인은 압사 사고가 발생했던 이태원 골목길에서 절을 올리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참사 당일 가게 문을 닫지 않고 개방해 부상자들을 구했던 상인. 그러나 상인의 눈앞에서 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어갔다.
1일 방송된 MBC '피디수첩' 방송장면 ⓒMBC
참사 직후 경찰이 봉쇄하고 있는 현장. 상인은 음식을 담은 쟁반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골목길 중앙에 음식을 내려놓은 뒤, 상인은 초에 불을 붙였다. 이후 절을 하며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경찰관이 현장 보존을 위해 "이러시면 안 된다"며 제지하자, 상인은 경찰관에게 "여기는 현장이니까 애들한테 밥 한 끼 먹어야 될 것 아니냐"고 봐달라고 사정했다. 경찰들이 음식을 치우려고 하자, 상인은 "손도 대지 말라"고 말했다.
경찰과의 실랑이 끝에 상인은 결국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경찰관은 주저앉아 흐느껴 우는 상인의 등을 토닥였다.
1일 방송된 MBC 'PD수첩'에 나온 이태원 상인의 부탁. ⓒMBC
1일 방송된 MBC 'PD수첩'에 나온 이태원 상인이 흐느껴 우는 모습. ⓒMBC
바로 눈앞에서 "살려달라"는 절규 소리를 듣고, 이태원 참사를 직접 목격한 상인, 참사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 소방관, 그리고 죽음의 공포를 직접 느낀 부상자와 생존자들은 트라우마의 1차 피해자다.
시민들도 이태원 거리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참사 당시의 참혹했던 순간이 기록된 영상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며,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위로받고 공감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지 중요"
트라우마 이해하기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유튜브 채널
트라우마 이해하기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유튜브 채널
트라우마를 겪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생명의 위협을 직접 경험할 때 주로 트라우마가 생기지만, 주변 사람에게 참사의 고통을 전해 들어서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물론 사회적 재난과 참사를 겪고 난 뒤, 곧바로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유가족의 경우, 고인의 장례를 다 치르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극도의 상실감과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참고할 만한 영상이 여기 있다. 2년 전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유튜브에 공개한 자료다.
가장 챙겨야 할 것은 '안전'이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공간적인 안전과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적인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정신건강센터는 혼자서 고통을 극복하기보다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고 위로 받는 것을 추천했다. 친밀감을 바탕으로 고통을 위로받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사회적인 지지체계도 중요하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배출할 수 있는 신체활동을 하는 것도 트라우마 회복에 도움이 된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 심민영 부장은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유튜브 채널의 '트라우마 이해하기' 영상을 통해 트라우마 인식과 관련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심 부장은 "트라우마 사건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며 "트라우마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나의 주변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나의 이웃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지지적인, 안전한 지지체계의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