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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없는 것 착용’ → ‘검정색이면 된다’ 이태원 참사 근조 리본 착용법을 두고 정부가 이틀 만에 말을 바꿨다

“이런 데 행정력을 소모할 때가 아니다” - 박홍근 원내대표

공무원들이 착용한 근조 리본이 제각각인 이유. ⓒ뉴스1
공무원들이 착용한 근조 리본이 제각각인 이유. ⓒ뉴스1

정부가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근조 리본 착용법에 대해 공무원들에게 지침을 내렸다가 이틀 만에 번복했다.

 

뒤집어 착용한 근조 리본, 대체 왜?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찾은 전국 공무원들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 그런데 일부 공무원들이 ‘근조’라는 한자가 보이지 않도록 리본을 굳이 뒤집어달아 의문을 자아냈다.

이는 행정당국이 공무원들에게 ‘근조’, ‘추모’ 등의 글자가 적혀있지 않은 검은 리본을 달라고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각 시·도 단체에게 내린 공문에는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해진다.

공문에 특정한 이유가 적혀있지는 않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156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놓고,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사회 전반적으로 추모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제각각인 근조 리본

갑작스러운 지침에 글자가 없는 검정 리본을 마련하지 못한 일부 지자체는 '근조'라고 적힌 리본을 뒤집어 달았다. 

2022.10.30.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 근조 리본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 ⓒ뉴스1
2022.10.30.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 근조 리본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 ⓒ뉴스1
2022.10.31.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윤 대통령이 양복에 검은색 리본을 달았다. ⓒ뉴스1
2022.10.31.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윤 대통령이 양복에 검은색 리본을 달았다. ⓒ뉴스1

국무총리와 서울시장의 검은 리본은 제각각이었다. 지난달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상황 점검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근조 글씨가 적힌 리본을 달았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달고 참석했다.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상황 점검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모습. ⓒ뉴스1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상황 점검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모습. ⓒ뉴스1

 

“근조 리본에 행정력 소모할 때가 아니다”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 중인 박 원내대표. ⓒ뉴스1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 중인 박 원내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근조 글씨가 없는 검정 리본을 쓰라고 지침을 내렸다는데 이런 데 행정력을 소모할 때가 아니다”라며 “희생자 장례 절차와 추모, 유가족 위로, 부상자 치료에만 집중하기를 당부한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정부, 결국 입장 번복

근조 리본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 지침을 내렸던 인사혁신처는 1일 추가 자료를 내며 기본 입장을 번복했다.

근조 리본을 착용하는 초등학생의 모습. ⓒ뉴스1
근조 리본을 착용하는 초등학생의 모습. ⓒ뉴스1

인사혁신처는 “이태원 사고에 대한 애도를 표할 수 있는 검은색 리본이면 글씨가 있든, 없든 관계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검은색 리본 패용 안내 이후 관련 문의가 많아서 ‘글자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패용하라고 설명한 것”이라며 “국가 애도 기간 중 복무 기강확립과 애도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남유진 기자 : yujin.na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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