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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이 잘못됐고 처방은 틀렸다. 금리를 낮춰 부동산을 띄우면 경기가 살아난다고? 재벌건설사에게 자금지원하고 수익보장해주는 민자 토건사업 활성화하면 경제가 좋아진다고? 다 틀린 말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 대단히 위험한 도박을 매우 무식한 방법으로 무모하게 하고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으면 반짝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극히 잠시일 뿐이고 오히려 그 후유증으로 우리 경제는 더욱 망가질 것이다. 빚내서 집 사라는 박근혜 정부의 억지 경기부양책은 우리 경제를 위기의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했던 그 소름끼치고 무시무시한 말을 연상시킨다. 어찌 그보다 더 나쁜 결과를 상상조차 할 수 있으랴마는, 박근혜 정부가 요사이 하는 것을 보면 나라경제 전체를 침몰시키는 더 나쁜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박근혜 정부는 3월 12일 금리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0.25%포인트 낮추면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정말 문제다. 작년 10월 15일, 그리고 그 두 달 전인 8월 14일, 반년 남짓한 사이에 이미 두 번이나 금리를 인하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금리인하가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눈과 판단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의 본질적 문제는 분배가 왜곡되고 순환이 막혔다는 것임은 이미 많이 지적되었고 통설이 되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서가 아니라 성장의 과실이 중산·서민층 가계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가 부진하니 수요가 부진하고, 수요가 부진하니 기업의 투자수익 전망이 밝을 수 없고 그러니 기업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소비가 부진하니 자영업자들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거나 아니면 죽지 못해 근근히 연명할 뿐이다. 쥐꼬리만큼 소득이 늘어나는 일부 봉급생활자들도 가계부채 원리금 갚기에 바쁘고, 그게 아니면 미래가 불안하니 노후대비 저축을 위해 지갑을 꽁꽁 묶어 매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지금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준다고 가계소비와 기업투자가 훨훨 살아날 리가 없다. 박근혜 정부는 미시적·본질적 문제를 금리인하라는 거시적·대증적 요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허약체질에 스테로이드 주사 놓기요, 위궤양·소화불량에 수혈하는 셈이다. 우선은 잠시 반짝할지 모르지만 우리경제는 곧 극심한 부작용에 시달릴 것이다.

금리를 낮춰 부동산을 띄우면 경제가 살아날 거라는 위험한 생각은 박근혜 대통령의 뿌리깊고 왜곡된 부동산 편애에 근거하고 있는 것 같다. 신년기자회견에서 소비심리를 살려내고 내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전후가 뒤바뀐 위험한 생각이다. 소비심리가 살고 내수가 개선되어 경제가 좋아지면 부동산도 회복되는 것이다. 억지로 부동산을 띄워 경기를 회복하려면 되지도 않을뿐더러 부작용만 야기한다.

그것도 모자라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사령탑이라는 최경환 부총리는 '한국판 뉴딜'을 펴겠다고 한다. 미국의 뉴딜 정책이 우리나라에서 어찌 토건사업으로 둔갑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연원은 이명박이었고 최경환 부총리가 이명박 정부에서도 장관을 하며 이명박 정부의 온갖 정책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심을 받는 것을 보면 이명박의 토건사랑이 최경환 부총리를 통해 박근혜 정부에 충직스럽게 계승된 것 아닌가 싶다. 결국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와 이명박 정부의 '747'은 같은 것이니 새누리당의 대를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사상적으로, 정책적으로 남매지간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 부동산·토건 사랑으로 다시 한번 더 증명된 셈이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도 모자라 곧 1,100조원, 1,200조원으로 늘어날 것이고 억지로 띄운 부동산 가격은 곧 다시 가라앉으며 그 사이 치솟은 전·월세 가격과 늘어난 가계부채로 우리 경제를 죽일지도 모른다. 우리경제의 최대 위험요소인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소프트 랜딩)시키지는 못할망정 경착륙(하드 랜딩)도 모자라서 '동체 충격착륙(크래쉬 랜딩)'시키려고 하는 격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우리 경제도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하는 짓은 일본이 하던 짓을 그대로 따라 한다. 그렇게 우리 경제를 '잃어버린 20년'의 구덩이로 밀어 넣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잃어버린 20년'이 아니라 '포기한 20년'의 수렁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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