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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엘엠 항공 비행기 화장실 문 앞에 적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
케이엘엠 항공 비행기 화장실 문 앞에 적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 ⓒ한겨레 / 김씨 제공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을 향한 ‘제노포비아’(이방인을 향한 혐오 현상)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외국 항공사 승무원들이 “코로나19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인 승객에게 인종차별적인 조처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 여성 김아무개(28)씨는 지난 10일 업무 출장을 마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스키폴)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케이엘엠(KLM) 네덜란드 항공 비행기 KL855편에 탑승했다. 김씨의 설명을 보면, 당시 비행기 내부 화장실 한 칸에만 한국어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김씨는 여러 국적의 승객이 탑승한 비행기에서 유독 한국어로만, 그것도 종이에 서툴게 적어 안내가 이뤄진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직장 동료와 이 사실을 공유하기 위해 해당 안내문을 촬영했다. 그러자 항공기 부사무장이 다가와 “네덜란드 규제에 따라 비행기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며 “당장 사진을 지우라”고 김씨를 제지했다

김씨가 한국어로만 이런 안내문을 붙인 이유를 묻자 부사무장과 사무장은 “잠재적인 코로나19 보균 승객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조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씨에게 “그게 기분이 나쁘냐. 그럼 영어로도 써주겠다”며 영어로 같은 문구를 적어 넣기도 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비행기 화장실 중 한 곳을 승무원 전용 화장실로 쓰기로 했다는 기내 안내방송 같은 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비행기 승객의 절반가량이 한국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엘엠 항공이 사회관계망서비스 댓글을 통해 김씨에게 밝힌 입장
케이엘엠 항공이 사회관계망서비스 댓글을 통해 김씨에게 밝힌 입장 ⓒ한겨레 / 김씨 제공

이 때문에 김씨는 한국인 승객만 알아볼 수 있게 안내문을 부착한 케이엘엠 항공의 조처는 한국인 승객을 코로나19 잠재적 보균자로 낙인찍는 인종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한겨레>에 “승무원은 다른 직업군에 견줘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의도인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왜 한국어로만 안내문을 적은 건가. 이는 한국 사람만 보균 가능성을 갖고 있는 거라는 뜻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사무장은 ‘허락 없이 타인의 사진을 찍는다면 불법행위’라는 법률을 보여줬지만, 난 사람이 아닌 화장실 문을 찍었다. 그런데도 사진을 지우려고 한 것은 논란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케이엘엠 항공은 12일 항공사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김씨 계정에 댓글을 남겨 “가끔 비행기 좌석이 만석이 아닌 경우 승무원 화장실을 마련하곤 한다. 이런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이 한국어로만 되어 있었기 때문에 승객들이 불쾌해 했던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왜 한국어로만 쓰여 있었는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엘엠 항공의 인스타그램에는 불편을 겪은 한국인 승객에게 사과하라는 누리꾼들의 항의성 댓글이 여러 건 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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