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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세상은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을까요? 뉴스를 보기 시작한 나이 이후로 세상은 한번도 편안했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이 내지 못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즐거움을 주거나, 뼈아픈 진실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분명 그들은 세상을 시끄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과 미래가 조금은 더 나아질 거란 기대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2020년에도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줄 새로운 인물들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2019년의 인물 7명
ⓒHUFFPOSTKOREA

손흥민

선정이유 : 2019년의 손흥민은 한국,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다른 선수들과 비견해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 받을 만하다. 비록 국가대표로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EPL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단연 빛났다. 지난 시즌에는 48경기에 출전해 20골 9도움이라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한편,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챔스 결승에 선발 출전해 준우승을 거뒀다. 하반기에는 FIFA 선정 ‘월드베스트’ 후보에 아시아 최초로 올랐고, 차범근의 유럽 프로축구 통산 한국인 최다골 기록을 넘어섰으며, 연말에는 발롱도르에서 역대 아시아 최고표를 획득했다. 매 순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도 벌써 21경기 10골 9도움을 기록했다. 또 다른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충분하다. 시즌 중 부임한 조세 무리뉴 감독과의 호흡도 좋다. ‘손세이셔널’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최고의 순간: 올해 엄청난 활약들을 했지만, 아마 손흥민 스스로에게도 가장 뿌듯한 건 ’75m 질주 원더골’일 듯하다. 지난 12월 8일, 손흥민은 번리와의 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무려 8명을 제치고 75m를 질주해 골을 넣었다. 무리뉴 감독은 ”호나우두가 1996년에 그런 놀라운 골을 넣은 적 있다. 손흥민의 골과 비슷했다”고 평가했으며, 이 골은 FIFA의 메인 홈페이지 화면을 장식했다.

- 김현유 뉴스에디터

 

대한민국을 뒤흔든 2019년의 인물 7명
ⓒHUFFPOSTKOREA

82년생 김지영

선정이유: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에 태어나 2019년에 전성기를 맞았다. 출간 3년 만에 공유와 정유미가 출연한 영화로 각색·발표되어 페미니즘 이슈의 한 가운데 섰고, 온갖 비난과 포화 속에서도 36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영화든 소설이든, ‘82년생 김지영’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한다거나 이미 알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만으로도 욕을 먹는다. 이 영화가 좋았다고 밝힌 핫펠트의 인스타그램에는 ”도대체 무슨 차별을 받고 사셨는지 말 좀 해보랑께?”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 댓글 그 자체가 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가 2019년 한국에 존재해야는 이유다. 2019년은 ‘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가 세계 각국으로 전해진 해이기도 하다. 소설은 중국, 일본, 대만, 프랑스, 영국 등 17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영화 역시 호주, 대만 등 37개국에 선판매됐다.

최고의 순간: “미숙아, 그러지 마.” 영화에는 소설에 없는 장면과 대사가 등장한다. 지영은 자신의 일을 포기하고 지영의 육아를 도와주겠다며 찾아온 엄마 미숙에게 외할머니의 목소리로 말한다. 결혼 전에는 남자 형제들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공장에서 일해야 했던 엄마 미숙에게, 결혼 후에는 가족들 건사하느라 자신의 기쁨을 포기해야 했던 엄마 미숙에게, 딸 다 키워 놓고도 애까지 봐주는 일은 하지 말라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미숙의 엄마 목소리로 말한다. 영화만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영화적인 장면이다.

-박세회 뉴스에디터 

 

대한민국을 뒤흔든 2019년의 인물 7명
ⓒHUFFPOSTKOREA

백종원

선정이유: 백종원이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한 이래 매년 ‘올해의 인물‘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2019년의 그는 좀 더 뜨거웠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화제성을 2년간 유지해 온 것은 물론 tvN ‘고교급식왕‘,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에 JTBC ‘양식의 양식‘, SBS ‘맛남의 광장’ 등 네 개의 프로그램을 새로 론칭해 흥행에 성공했다. 프로그램 방영 후 최소 반나절은 온라인이 그의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올 6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6개월 만에 구독자수 311만 명을 돌파했다. 그의 ‘쿡방‘에는 분노와 환희가 교차한다. 이 커다란 감정의 진폭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어렵지 않은 희망’을 보여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백종원은 이렇게 올해 ‘쿡방’의 지속 가능성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최고의 순간: 지난해 골목 상권들을 발굴했던 백종원은 올해 농가로 눈을 돌렸다. 과다 공급으로 가격이 폭락한 양파, 돼지열병으로 기피 대상이 된 돼지고기 요리법을 유튜브에 소개하며 농민들의 근심을 덜었다.
백종원 ‘쿡방‘의 선한 영향력은 ‘맛남의 광장’ 강원도 편에서 가장 빛났다. 감자 농가에서 상품성이 떨어져 팔지 못하는 ‘못난이 감자’ 30톤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팔았고, 이는 단 이틀 만에 완판됐다. 그는 전화 한 통으로 지역 특산품과 음식을 알리겠다는 기획의도를 단번에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며 또 한 번 세상을 움직여 버렸다.

- 라효진 뉴스에디터 

대한민국을 뒤흔든 2019년의 인물 7명
ⓒHUFFPOSTKOREA

펭수

선정 이유: 지난 3월, ”성공한 한국의 크리에이터”를 꿈꾼다는 펭귄 ‘펭수‘가 난데없이 나타났다. 나이는 10살, 고향은 남극이다.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로 이름을 알린 펭수는 어느새 100만 구독자를 넘긴 스타 크리에이터로 등극한 데 이어, 방송국 간 대통합을 이뤄내기까지 했다. 펭수가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끌게 된 건 상대방의 나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내지르는 거침없는 발언 덕분이다. 그는 김명중 EBS 사장의 이름을 시도 때도 없이 외쳐 전 국민에게 김 사장의 이름을 각인시켰고, 선배인 뽀로로에 대해서는 ”화해는 했지만 보기 싫은 건 똑같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고 그가 교만하기만 한 태도로 펭생을 살아가는 건 아니다. 펭수는 ”특별하면 외로운 별이 된다”라며 외로움을 토로하는 팬들을 위로하고, ”하나 잘 못 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것이다. 그걸 더 잘하면 된다”라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또 팬들이 전국 곳곳에서 자신을 보러 찾아오자 땀에 흥건해진 날개로 오랜 시간에 걸쳐 한 명 한 명 손을 잡아준 일화로 많은 이들을 울리기도 했다. 불과 9개월 사이에 100만 명이 넘는 ‘펭클럽’의 열렬한 지지를 얻게 된 펭수는 어쩜 내년이면 ”성공한 한국의 크리에이터”를 넘어 전 세계 모든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우주 대스타가 되어있을지 모른다.

최고의 순간: 펭수가 출연 중인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는 첫 영상을 공개한 지 7개월 만인 11월 27일, 100만 구독자를 돌파했다. 펭수가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루던 순간이었다. 물론 순탄한 여정은 아니었다. 길거리에서 단 한 명도 그를도 알아보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고, 갓 1만 구독자를 넘겼다며 감격하던 때도 있었다. 펭수는 100만 구독자를 넘기면서도 팬들만을 떠올렸다. 그는 “10만 때는 날 뻔했는데 이번에는 살짝 날았던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하다”라면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0만 구독자의 벽을 깼을 때, 펭수는 자신이 사랑받아야만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김태우 뉴스에디터

대한민국을 뒤흔든 2019년의 인물 7명
ⓒHUFFPOSTKOREA

이수정

선정이유: 그알(SBS 그것이 알고 싶다) 교수님, 1세대 프로파일러, 범죄심리학 20년 인생.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에게 늘 따라붙던 표현에 올해는 하나가 더 추가됐다. 영국 공영방송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여성 100인‘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리더십 부문에 이름을 올려, 이제는 ‘이수정‘이라는 세 글자를 국외에까지 알렸다.올해 56세인 이수정 교수는 냉철한 분석과 대단한 열정으로 한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2008년 전자발찌 제도 도입에 큰 역할을 했으며, 올해는 여성과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를 위하여 ‘스토킹 방지법‘과 ‘그루밍 방지법’ 마련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신문, 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인터뷰 등 다양한 활동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내는 이 교수는 ”여자이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수많은 팬을 양산하며 여성들의 강력한 롤모델로 자리매김한 이 교수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최고의 순간: ‘내 뒤에는 수많은 아줌마가 있다’ 올해 3월 KBS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한 이수정 교수가 지치지 않는 원동력에 대해 설명하던 중 한 말이다. ”대한민국에는 저같이 생각하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저는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제 일은 계속 사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죠.” 폄하의 대상이 될 때가 많은 ‘아줌마’라는 위치는 오히려 이 교수에게 자신만의 강점과 끊임없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자신이 잘난 게 아니라 수많은 한국 아줌마들 한 명으로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이 교수에게 반하지 않을 자 누구인가.

- 곽상아 뉴스에디터

대한민국을 뒤흔든 2019년의 인물 7명
ⓒHUFFPOSTKOREA

봉준호

선정이유: 봉준호 이전의 한국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호평받지 않은 건 아니다. 과거 임권택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 대상‘을, 이창동 감독이 ‘각본상‘을 받았다. 하지만 봉준호의 수상은 시점과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영화감독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 봉준호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이다”며 ”칸 영화제가 한국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줬다”고 말했다.
봉준호의 수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최고의 흥행영화 감독이 최고의 예술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그의 영화 ‘기생충‘은 한국에서 1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흥행했다. ‘기생충‘은 이제 아카데미 영화제까지 노리는 중이다. 외국어 영화상 부문 후보에 진출해도 한국 최초인데, 미국 영화매체들은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가능성이 현실화 된다면, 봉준호는 2020년에도 한국을 뒤흔들지 모른다.

최고의 순간: 봉준호가 미국 관객에게 아카데미 영화제의 진실을 알렸다.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왜 한국영화는 한 편도 오스카 후보에 오르지 않았을까”란 질문에 그는 담담하게 뼈를 때렸다.  ”약간 이상하지만 생각해보면 별 건 없다. 오스카는 국제 영화제가 아니다. 오스카는 아주 로컬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체감하지 않던 사실이 그를 통해 나온 순간, 미국 관객들도 잠에서 깼다.

-강병진 뉴스에디터 

대한민국을 뒤흔든 2019년의 인물 7명
ⓒHUFFPOSTKOREA

심석희

선정이유: ”운동선수 이전에 심석희라는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로서 큰 용기를 내어 보게 되었습니다.” 실력만큼이나 용기 있는 심석희의 고백은 체육계 미투를 촉발한 일대의 사건이었다. 심석희를 시작으로 유도의 신유용, 태권도의 이지혜 등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위계에 의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며 심석희의 고백에 힘을 보탰다. 또한, 심석희의 고백은 그간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돼 성폭행과 추행이 만연했던 한국 체육계의 병폐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며, 이는 관련 법 개정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 등의 사회 변화를 끌어내는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고질적인 병폐에 시달렸던 한국 체육에 ‘인권’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한 심석희의 용기에 지금도 많은 국민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최고의 순간: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던 심석희는 아픔을 이겨내고 제2의 전성기를 준비 중이다. 2019~2020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나서지 않고 개인 훈련에 전념하는 중인 심석희는 최근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또한, 심석희는 내년 대학 졸업 후 고양 시청 입단 계획을 밝히며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의 최고의 순간은 현재 진행형이다.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심석희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인혜 뉴스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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