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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의 위기감과 패러다임 변화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은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다. 이는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기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이 몰락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로, SaaS와 아포칼립스(Apocalypse)의 합성어다.

2026년 1월 앤트로픽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를 발표한 이후, 단순 기능 위주의 SaaS 툴은 고도화된 AI 비서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체로 급속히 퍼졌다.

이런 지각변동 속에서 김연수 한글과컴퓨터(한컴) 대표이사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aaS 확장에 주력했던 한컴은 1년 만에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제(Sovereign Agentic OS)'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AI의 공습 속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한 필연적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컴 대표 김연수 긴장시킨 '서비스형 SW' 기업 몰락 담론, 'OS 개발사' 아닌 'AI 유관기업' 각인 안간힘
김연수 한컴 대표이사가 19일 열린 전략 발표회 '한컴: 더 시프트'에서 새로운 AI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한컴

27일 한컴에 따르면 김연수 한글과컴퓨터(한컴) 대표이사는 창사 36년 만에 사명을 '한컴'으로 변경하고, 단순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AI 사업의 매출 성장도 김 대표의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별도기준 한컴 전체 매출 가운데 AI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21%를 기록했다. 2025년 1분기(0.04%)와 비교하면 1년 만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컴은 2025년 별도기준 사상 최대 매출인 1753억 원을 기록했는데, 매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54.6%)이 AI 사업에서 발생했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도 AI 매출 비중을 30%대 이상으로 확대해, 기존의 '오피스 프로그램 개발사'라는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빠르게 탈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컴오피스 2024'를 마지막으로 기존의 연식제 패키지 발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그 일환이다. 

그는 19일 열린 전략 발표회에서 "36년간 자랑스럽게 지켜온 익숙한 사명과 성공 문법을 우리 손으로 파기한다"며 "데이터 주권과 AI 실행 환경을 완벽하게 통합 제공하는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서 한컴의 새로운 36년을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AI 시장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배경에는 공공과 정부 부문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이 있다. 한컴은 국내 중앙부처 100%를 포함한 공공·정부 부문 약 1만4천 개 기관, 전국 시·도 교육청 100%를 포함한 교육 부문 약 4만 개 기관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보안 산업 약 1500개 기업과 일반 기업 약 14만 개를 합쳐 20만 개에 달하는 확정적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의 전략은 데이터 주권과 보안이 극도로 중요한 공공·금융 시장의 특성상, 해외 빅테크의 진입이 까다로운 틈을 타 한컴의 '소버린 에이전틱 OS'를 빠르게 이식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시장 지배력을 발판 삼아 유럽 현지 파트너 3곳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는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영토 확장도 타진하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 독립성과 보안을 중시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유럽 AI 시장은 특히 반 빅테크 정서가 강하고 보안에 민감하다"며 "이러한 시장 특성이 한컴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유럽 기업 1곳과는 MOU를 체결했고 나머지 2개 기업과도 곧 협력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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