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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수수료가 없는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가 시범운영을 시작한 2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빵을 샀다. 카페 계산대에 놓인 제로페이 큐알 코드(QR code·정보무늬)를 스마트폰 은행 앱(어플리케이션)으로 찍고, 가격을 입력하니 곧바로 “결제가 완료됐다”는 문구가 떴다. 결제에 5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빵을 들고 카페를 나서려던 찰나, 점원이 말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잠시만 기다려주실 수 있나요?”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황급히 점장을 찾았다. 직원용 앱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깔아놓지 않은 터라 결제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달려온 점장이 직접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된 것을 확인한 뒤에야 카페를 떠날 수 있었다.

사용은 편리했으나, 시범운영 첫날이라 미숙한 점이 보이기도 했다. 결제방법을 모르는 가맹점 점원도 있었고, 큐알 코드를 아직 받지 못해 결제가 안되는 가맹점도 있었다. 제로페이 연동 앱에는 가맹점을 알려주는 기능이 없어 가게 문밖에 제로페이 가맹점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으면 가맹 여부를 직접 물어봐야 했다.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 소상공인들은 제로페이 결제가 카카오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시스템과 유사해 대체로 사용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불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가맹점 점원 최아무개(23)씨는 “다른 간편결제 시스템도 그렇지만 아직 매장 결제시스템인 포스(POS)기와 연동이 되지 않아, 영수증도 출력해 드릴 수 없고 결산도 복잡하다”고 말했다.

 

제로페이와 연동되는 한 은행앱. 가격을 손님이 직접 입력해야 한다
제로페이와 연동되는 한 은행앱. 가격을 손님이 직접 입력해야 한다 ⓒ한겨레 채윤태 기자

 

이날 제로페이 서비스가 서울을 비롯해 부산, 경남에서도 시범 운영됐다. 하지만 제로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은 데다 소비자들에 대한 유인책이 적어,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없앤다’는 취지를 살리려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공동가맹점을 모집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제로페이 참여를 유도했지만, 현재 서울의 가맹점 수는 약 3만여곳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자영업자가 66만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치다. 서울시는 정확한 가맹점 수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프랜차이즈 26곳 본사의 직영점에서 주로 이용할 수 있다고만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 실시 단계라 아직 가맹점이 많지 않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부산 자갈치 시장과 창원 시내 가맹점 514곳 가운데 223곳에서 제로페이 서비스가 제공된다.

 

제로페이 도입 첫날, 현장엔 혼란과 아쉬움이

 

신용카드 결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이용을 끌어낼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사실상 소득공제율뿐이다. 제로페이의 소득공제율은 40%로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보다 높다. 예를 들어 연봉 5천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1년 동안 2500만원을 제로페이를 이용해 소비했다면 40%의 소득공제를 받아 내년부터 75만원을 환급받는다. 같은 금액을 신용카드로 썼을 땐 환급액은 28만1250원이다.

전문가들은 카드결제를 비롯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제로페이로 끌어오려면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자영업자를 돕자는 당위적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했을 때 얻는 혜택이 커야 이용자 수를 늘릴 수 있고, 정책 효과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운영을 시작한 첫날이기 때문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개선책과 함께 다양한 소비자 유인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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