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시장에 대한 무지와 위선
ⓒ뉴스1
시장에 대한 무지와 위선
ⓒhuffpost

지난 10월23일과 30일에 방송된 문화방송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의 ‘미친 아파트값의 비밀’ 2부작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피디수첩’의 전성시대가 다시 돌아왔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부동산 투기 세력의 행태에 초점을 맞춘 1부에 대해선 “현 정부를 보호하고 스타 부동산 강사를 집값을 올린 주범으로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들이 나왔지만, 2부는 부동산 정책의 허점에 초점을 맞춰 현 정부의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균형을 맞추었다.

시청자들마다 나름의 판단을 내렸겠지만, ‘미친 아파트값의 비밀’은 정부와 관료들의 무능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을 것 같다. 국회의원의 41.5%가 두 채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보수 언론이 ‘세금폭탄’ 운운하면서 강력한 투기 대책에 대한 저항을 선동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을 게다.

나는 좀 엉뚱하게도 ‘시장’에 대한 우리의 이중기준과 위선을 떠올렸다. ‘신격화된 시장’, ‘무한경쟁의 시장논리’, ‘잔인한 시장논리’ 등과 같은 표현들이 시사하듯이, 진보적인 사람들은 시장을 매우 부정적인 개념으로 사용한다. 당연하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격차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신자유주의의 핵심이 국가가 관리해온 것들을 모두 시장과 경쟁의 원리에 내맡기자는 것이니 어찌 시장을 곱게 볼 수 있겠는가.

좋다. 시장을 ‘적’이라고 하자. 하지만 영국의 보수 사상가인 에드먼드 버크가 남긴 이 말은 음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와 싸우는 사람들은 우리의 정신을 강하게 해주고 우리의 기술을 연마시켜 준다. 우리의 적은 우리를 돕는 사람이다.” 이 말은 당연히 적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걸 전제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는 손자병법을 모르는 사람이 없듯이, 적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건 만인의 상식이다.

하지만 이 상식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우리는 싫어하거나 증오하는 사람에 대해 잘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하기조차 싫다는 이유로 말이다. 사람에 대해서만 그러는 게 아니다. 우리는 중요성과는 무관하게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것에 대해서만 깊이 알려고 한다. 개인이 그러는 거야 당연하지만, 정부 공직자들마저 그런 경향이 농후하다.

사회악으로 간주되는 현상에 대해 개혁을 부르짖는 정부라면 그 사회악에 대해 그 누구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 부동산 투기와 투자의 경계가 불분명한 만큼 ‘미친 아파트값’에 일조한 가담자들의 행위를 사회악으로 보긴 어렵다. 투기라 한들 법대로 했다면 그런 허점을 방치한 정부를 탓하는 게 옳다. 중요한 점은 투기를 막으려는 정부가 부동산 강사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게 무리한 요구라면 비슷하게나마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자. 물론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부동산 강사는 프로고 정부는 아마추어다. 몇몇 프로 전문가들이 정부 정책이 오히려 투기를 키울 수 있다며 강한 이의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이런 고언의 가치를 평가할 능력마저 없는 아마추어였다.

어떤 정책이건 시장에 대한 반감에 휩싸인 나머지 해당 시장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당위로만 밀어붙이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이런 문제에서 진보언론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시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일에만 너무 열을 올린다. 시장을 통째로 기득권 질서에 헌납하고 국가와 공공영역으로 시장을 대체하겠다는 열의에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을 경멸하는 사람들이 사적 삶에서도 그렇게 산다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시장을 깔봐선 안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금방 얻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사적 삶은 시장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한 국회의원도 자유한국당 61명, 민주당 40명으로 별 차이 없다. 한달 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청와대와 행정부처의 1급 이상 국가공무원, 그 관할기관 부서장 등 총 639명의 주택소유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국에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이는 전체의 47%, 서울 강남3구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33%나 된다. 강남 집 보유자는 국세청 80%, 공정위 75%, 금융위 69%, 기재부 54%, 한국은행 50% 등 부동산정책 유관 부처의 비율이 높다.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사적 삶에서 발휘하는 이런 탁월한 시장 감각을 공적 정책에서도 발휘해 제발 성공 확률을 높여달라는 것이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 2 트로트 왕자 정동원, 해병대 입대하더니…“이찬혁인 줄 알았네” 말 안 하면 못 알아볼 180도 달라진 근황 포착
  • 3 “지난달 방송에서 봤는데…” 제대로 ‘아사리판’ 난 조인성 인스타그램 근황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싶다
  • 4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 5 조용히 남양주에 잠적한 서인영이 사업가 남편과 이혼할 때 들고나왔다는 이것 : 이목구비 자동 확장되는 솔직함이다
  • 6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 붙이며 인스타에 ‘단독’ 공개한 이재용 직찍 : 어떤 인연인가 했더니… 이건 예상 밖이다
  • 7 '음료 3잔 횡령' 청주 빽다방 점주, 비난 여론 퍼지자 고개 숙이며 고소 취하 :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된다
  • 8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출마로 '무주공산' 부산 북구갑, '조국 vs 한동훈 빅매치설'에 '하정우 출마설'까지
  • 9 설레는 봄의 정점 벚꽃의 엔딩이 빠르게 다가온다 : 벚꽃 축제 어디로 가볼까
  • 10 "미국의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국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 보냈다

허프생각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인간이 만든 기계가 창출한 부, '인간의 가치'에 재투자해야

허프 사람&말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다

최신기사

  •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뉴스&이슈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줄게, 줄게, 모두 다 줄게.

  •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엔터테인먼트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효과는 미미했다.

  •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뉴스&이슈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삼성의 새로운 출발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라이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동물의 죽음'을 전시하다

  •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글로벌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뉴스&이슈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구원의 소망을 품고..."

  •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글로벌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답답해서, 불안해서, 심심해서?

  •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뉴스&이슈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3부리그? 4부리그?

  •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씨저널&경제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우리가 호구냐

  •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글로벌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