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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4일, 미국을 휩쓸었던 ‘메가 밀리언’ 복권의 당첨자가 드디어 나타났다. 당첨 금액만 ‘조 단위(한화 약 1조 8000억원)’였다. 이번 당첨으로 인해 미국 내 역대 최고 당첨금액 기록도 깨졌다.

당첨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고 있었다. 미국은 주법마다 복권 당첨자의 신분 공개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당첨자는 익명으로 돈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주가 사우스캐롤라이나같지 않다. 미국의 많은 주에서 복권당첨금을 익명으로 수령할 수 없다. 신원을 밝히지 않고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다. 하지만 2010년에 일어난 어떤 사건을 알게 된다면 왜 아직까지 대부분의 미국 주들이 복권 당첨금 수령에 ‘실명’을 요구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사기꾼은 '복권 실명제' 때문에 붙잡혔다
ⓒrafyfane via Getty Images

 

2010년 10월 29일, 미국의 ‘핫 로또’ 당첨금은 1430만달러 까지 올랐다. 그리고 미국 아이오와 주에서 당첨자가 나왔다. 그러나 당첨자는 당첨금을 찾으로 오지 않았다. 당첨금 수령 만료일이 다가오자 헥삼 신탁회사 소속 변호사 크로퍼드 쇼가 대리인의 자격으로 당첨금을 찾으러 왔다. 변호사는 익명으로 당첨금을 수령하길 원했지만 아이오와 주법은 복권 당첨금 수령을 위해 신상을 밝혀야 했다. 변호사의 수령이 불가능하자 이들은 소속 회사가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는지를 물었고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자 당첨금을 바로 기부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당첨금을 관리하는 관계자는 수령한 뒤 기부하라고 요청했고 그들은 당첨금 수령을 거부했다.

여기서 상황이 끝났다면 굉장히 수상한 해프닝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몇백억짜리 당첨금을 거부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경찰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몇년 간의 수사 끝에 그 이유를 찾아냈다.

범인은 과거, 미국 내 34개 주의 복권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복권협회(Multi State Lottery Association:MSLA)에서 일했던 에디 팁튼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복권 추첨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프로그래머였다. 그는 특정 회차에 특정 구간의 번호가 당첨될 수 있도록 미리 프로그램을 짜두었다. 그의 프로그램대로라면 당첨 확률은 1/200이었다. 바꿔 말하면 복권 200장만 사면 무조건 1등에 당첨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는 복권 당첨금을 자신의 이름으로 타게 되면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다른 공범을 끌어들여 범죄를 완성하려 했다.

결국 팁튼은 2017년에 사기죄로 25년형을 살게 되었다. 팁튼을 도왔던 공범들은 약 300만달러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

복권 당첨금 수령을 실명으로 하게 되면 기부를 강요당하거나 사생활 침해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익명으로 수령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하지만 2010년에 일어난 이 사건은 앞으로도 당분간 복권 당첨금 수령자의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논리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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