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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분석시스템 내 자료를 무단열람해 유출한 심재철 의원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심 의원은 지난달 3일부터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내 재정분석시스템(OLAP)의 비인가 행정정보를 열람한 후 지난 5일부터 다운로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의원실이 언급한 접근 경로를 통해 유출 자료에 이르려면 의원실 시연과 달리 추가적인 여러 단계가 더 필요하다”며 심 의원의 ‘비정상적 접근‘을 강조했고, 심 의원 측은 “해당 자료는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국가기밀 자료가 아니며 당연히 국민과 국회가 알아야 할 업무추진비 내역”이라며 ‘알 권리’를 강조하는 가운데 심 의원은 검찰의 압수수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청와대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청와대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심 의원이 재정정보시스템에서 구한 자료를 토대로 주장한 바에 따르면 청와대는 심야·주말 등 ‘비정상적’ 시간대에 업무추진비 2072건(2억4594만원)을 사용했다. 그리고 와인바·이자카야·호프 등 주점으로 보이는 곳에서도 236건(3132만원)이 청와대의 업무추진비로 사용됐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 ’비정상 시간대(밤 11시 이후)의 업무추진비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심 의원은 또 사용업종이 기재되지 않은 비용 역시 3033건(4억1469만원)에 이른다며 여기엔 미용업종 3건(18만7800원), 주말·휴일 백화점업 133건(1566만원), 오락 관련업 10건(241만원)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업무추진비를 유흥업종과 이·미용실 등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청와대는 반박했다. “오락업종 이용은 6월 민주항쟁 관련 영화 <1987> 관람 때 사용했고, 백화점 이용도 각종 대내외 외빈 행사에 필요한 식자재 구입과 백화점 식당을 이용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청와대는 또 “일부 가격대가 높은 예외적 집행 사례는 국익을 위한 관련국 관계자 등에 대한 예우 등 간담회 목적에 부합한 장소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야시간 사용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근무하는 조직”이라며, “심야시간대 사용은 국회 및 국가 주요행사가 저녁 늦게 끝나거나 세종시 등 지방 소재 관계자가 서울에 늦게 도착해 간담회가 늦게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기재부 지침과 관련해서도 심야시간에 쓸 수밖에 없는 사유가 적힌 증빙서류 일부를 공개해 ‘예외적 허용’에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료 유출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냐‘의 여부와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처가 적절하냐’의 논란이 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당 측은 심 의원의 국회부의장 시절 특수활동비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부의장 2년 시절 받아가신 6억 원이 특수활동비인가? 업무추진비인가? 그걸 지금 청와대에 들이대는 잣대로 스스로 검증할 의지는 없으신가”라며 심 의원의 국회 부의장 시절 특활비를 문제 삼았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도 심재철 의원에 대해 “이순신을 모함하려 자료를 절취했지만, 소득 없이 범행만 들킨 원균 같은 처지”라며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일, YTN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심재철 부의장께서도 부의장 재임 시에 특수활동비를 많이 쓴 게 있다. 저도 많이 썼다. 당의 지원받는 것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그렇다면 오히려 부의장실 특수활동비가 사용된 게 더 부적절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말단지엽적인 걸 가지고 국민이 청와대를 불신할 수 있게끔 지나치게 침소봉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심 의원은 지난달 30일 청와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여당의 이런 비판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특활비에 대해 ”제가 받은 급여를 갖고 정당히 활용했다”며 ”명목이 뭐든지 간에 개인에 지급한 돈을 갖고 자기 마음대로 쓰는 건 당연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자기 돈 아닌 공금인 업무추진비, 회의참석 수당 등 국민세금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왼쪽)과 김정우 기재위 간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해 논란을 빚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의안과로 들어서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왼쪽)과 김정우 기재위 간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해 논란을 빚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의안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심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청와대의 업무추진비는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인 예산이지만 특활비는 개인이 마음껏 전용하거나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개인 돈‘이다. 하지만 심의원의 인식과는 다르게 국회 특활비도 마찬가지로 세금이며 정보 및 사건수사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활동에 사용해야 한다. 영수증 증빙만 하지 않을 뿐이다. 국회 특활비를 의원들이 ‘쌈짓돈’ 처럼 사용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여야는 지난 8월 13일, 국회 특활비 페지를 합의했다.

심 의원의 ‘특활비가 개인 급여‘라는 표현에 대해 심 의원도 특활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고 심 의원 측은 이를 ”말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특활비 공개 요구에 대해선 ”투명하게 사용했다”며 이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만 ”공개 권한은 의장에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장이 지시하면 하겠다”고 조건을 더했다.

한편 국회 의장실 측은 ”국회 전체적으로 특활비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개인이 공개하겠다는 것은 어떻게 막을 수 없다. 각자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사실상 심 의원에게 공을 던진 셈이다. 이제 자신이 사용한 특활비의 공개 여부는 전적으로 심 의원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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