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매 순간 이토록 사랑받는 시기가 또 있을까.

나는 허리춤에도 닿지 않는 자그마한 아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차 안에 있던 모두는 잘 알아듣기 어려운 어눌한 말에도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잘하네, 잘하네, 연신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상의 빛을 본지 이제 갓 600일이 지난 남편의 조카는 사람들의 반응이 퍽 마음에 들었는지 할머니의 말을 두어 번 더 따라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눈길은 거리 곳곳을 살피느라 쉴 틈이 없었다.

내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존재할 뿐인 이 볼품없는 거리가 아이에겐 꽤 의미 있게 다가오는 모양이었다. 속도를 높이던 차가 건널목에 멈춰 서자 이번엔 빙글빙글 돌아가는 이발소 표시등을 넋 놓고 바라봤다. 커다란 눈망울엔 푸른색과 붉은색이 번갈아가며 반짝였고, 그 평범한 걸 정성스레 바라보는 눈빛에 오늘은 차가 밀리는 게 고마울 정도였다. 지난 한 달간, 이날이 저 날 같고 저 날이 이날 같은 시간을 보낸 나완 달리 아이는 매 순간이 성장이고 성취였다.

"오늘은 문에 대고 똑똑, 노크를 하더라니까."

우리는 누군가의 전부

비슷한 시기에 손주를 보게 된 우리 엄마도 아이 하나로 꽉 찬 세상에 살고 있다. 내 조카는 남편의 조카가 태어나고 100일 후쯤 태어났다. 남편의 조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무렵 뒤집기를 성공했고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한 요즘, 옹알이를 시작했다. 때론 새 생명이 주는 뭉클한 순간을 남편보다 매번 한 박자씩 늦게 복습하는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동시에 같은 감정을 느끼는 유일한 순간이 있는데, 어찌할 수 없는 물리적 거리로 인해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영상으로만 대면해야 할 때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아쉬움에 같은 영상을 보고 또 보곤 한다.

아이들이라면 모두 비슷하게 터득할, 너무도 당연한 것들조차 조카라는 이유로 몇 배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누군가가 듣는다면 '에이~' 싶을 만큼 팔불출이겠지만,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그 고운 마음을 누가 지적할 수 있을까. 분명 누구나가 느꼈을 테고, 언제고 느끼게 될 감정일 텐데.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만으로도 놀랍고 감격스러운 날들이다.

가족들과 긴 연휴를 보내고 다시 돌아온 서울. 보들보들한 티슈를 돌돌 말아 정성스레 건네던 조카의 손이, 말랑했던 두 볼의 감촉이 생생히 떠오른다. 따라 하기도 어려울 신기한 자세로 엎드려 좀 전에 본 애니메이션을 생전 처음 보듯, 커다란 눈으로 바라보던 오후도 생각난다. 매 순간이 새날 같았던 그 공간. 오늘도 그 공간에서 들려올 따끈한 뉴스를 기다린다. 점심시간이 되면 놀이터를 활보하는 조카의 모습이 영상 안에 폭 담겨올 것이고, 엄마가 조카를 꼭 안고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지어 보일 때 나에게도 늘 저렇게 웃어주셨겠구나, 생각할 것이다.

아이가 자라 또 다른 아이를 낳고 키워내는 과정이 반복되는 건 받았던 사랑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경험을 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어쩌면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이렇게 옴팡 사랑받은 시절이 있었다는 걸 잊지 않게 함이 아닐까.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주위의 빛깔을 반짝반짝하게 바꿔놓았던 그 시절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모두의 코끝을 시리게 만들었던 어느 드라마 속 대사가 마음 언저리를 맴돈다.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게재되었습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 2 트로트 왕자 정동원, 해병대 입대하더니…“이찬혁인 줄 알았네” 말 안 하면 못 알아볼 180도 달라진 근황 포착
  • 3 “지난달 방송에서 봤는데…” 제대로 ‘아사리판’ 난 조인성 인스타그램 근황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싶다
  • 4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 5 조용히 남양주에 잠적한 서인영이 사업가 남편과 이혼할 때 들고나왔다는 이것 : 이목구비 자동 확장되는 솔직함이다
  • 6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 붙이며 인스타에 ‘단독’ 공개한 이재용 직찍 : 어떤 인연인가 했더니… 이건 예상 밖이다
  • 7 '음료 3잔 횡령' 청주 빽다방 점주, 비난 여론 퍼지자 고개 숙이며 고소 취하 :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된다
  • 8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출마로 '무주공산' 부산 북구갑, '조국 vs 한동훈 빅매치설'에 '하정우 출마설'까지
  • 9 설레는 봄의 정점 벚꽃의 엔딩이 빠르게 다가온다 : 벚꽃 축제 어디로 가볼까
  • 10 "미국의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국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 보냈다

허프생각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인간이 만든 기계가 창출한 부, '인간의 가치'에 재투자해야

허프 사람&말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다

최신기사

  •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뉴스&이슈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줄게, 줄게, 모두 다 줄게.

  •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엔터테인먼트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효과는 미미했다.

  •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뉴스&이슈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삼성의 새로운 출발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라이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동물의 죽음'을 전시하다

  •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글로벌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뉴스&이슈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구원의 소망을 품고..."

  •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글로벌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답답해서, 불안해서, 심심해서?

  •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뉴스&이슈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3부리그? 4부리그?

  •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씨저널&경제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우리가 호구냐

  •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글로벌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