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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는 태블릿 PC였지만, 1990년대의 측근비리는 '비디오테이프'로 드러났다

*정정합니다

“청와대 의료자문단에 속해있던 비뇨기과 의사 박경식이 자신의 진료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김현철씨를 폐회로 텔레비전으로 몰래 찍어 공개했던 것”이란 내용은 사실과 달라 삭제하게 된 점을 알려드립니다. ‘경향신문’의 1998년 12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서울지법은 G남성클리닉 원장 박경식씨가 ‘중앙일보’의 몰래카메라 기사와 관련, 중앙일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씨가 정확한 진료를 위해 모든 환자의 모습을 녹화했던 만큼, 김현철씨의 전화통화장면을 녹화한 것이 ‘몰래카메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는 태블릿 PC였지만, 1990년대의 측근비리는 '비디오테이프'로 드러났다

정확하지 않은 내용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박경식 원장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원래기사

'최순실 게이트'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가시긴커녕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처음엔 재단을 만들어 돈을 외부로 빼돌린 정도에서 그치나 싶더니, 이젠 연설문과 국가 기밀 문서까지 받아서 손을 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난리는 최순실씨가 놓고 간 PC 한 대에서 비롯되었다. 경비에게 버려달라고 맡긴 PC를 JTBC에서 입수하면서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측근비리 보도가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이미 1990년대에 이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측근비리를 경험한 바가 있다. 비록 이 정도로까지 엽기적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김현철,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거짓말. ‘말’지 97년 4월호에 실린 기사 제목 그대로,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였다. 김현철의 부상과 몰락도 영화 같았지만, 그를 둘러싼 파문의 와중에서 직격탄을 맞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운명도 영화 같았다." (책 '한국 현대사 산책 1990년대편 3: 3당 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강준만 저)

'최순실 게이트'는 태블릿 PC였지만, 1990년대의 측근비리는 '비디오테이프'로 드러났다

1990년대의 측근비리는 김영산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의 이름으로 요약된다. 김현철은 "김영삼 정부 출범 당시 겨우 34살의 젊은이였지만, 그간 ‘문민 황태자’, ‘리틀 YS’, ‘보이지 않는 실세’ 등으로 불려질 만큼 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책 '한국 현대사 산책 1990년대편 3: 3당 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강준만 저) 사실 그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으며,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의혹은 정권 초부터 무성했지만, 언론사 중 어디도 감히 본격적으로 파볼 생각을 하질 못했다. 김현철 씨 문제를 보도하는 일이 기자들 사이에서 '오뉴월 돼지고기(잘해봐야 본전)'이라고 불리던 때였다.

'최순실 게이트'는 태블릿 PC였지만, 1990년대의 측근비리는 '비디오테이프'로 드러났다

그런데 1997년 3월 10일, 한 개의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된다. 김현철씨는 영상 속에서 YTN 사장 인선에 대한 지시를 내리기 위해 어떤 남성과 통화를 했고, 그 자리에서 자신이 이미 이원종 당시 정무수석이랑 상의를 했으니 현소환 연합통신사장 대신 김우석 전 내무장관을 임명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린다. 이 테이프는 MBC를 비롯해 각종 언론에 보도되었고, 그 길로 김현철 씨는 추락했다.

'최순실 게이트'는 태블릿 PC였지만, 1990년대의 측근비리는 '비디오테이프'로 드러났다

1997년 1월에 벌어진 한보 부도 사태로 이미 김현철 씨는 기업 부정 대출에 영향을 미친 의혹을 받고 있긴 했지만, 비디오 테이프는 인사 개입이란 차원이 다른 국정 개입에 대한 생생한 증거물이었기 때문이다. 공식 직함을 가지지 않은 대통령 친인척이 본인의 부주의로 생생한 기록물을 남기고, 그 기록물이 공개됨으로써 온 나라에 충격을 던진 사례는 1990년대에 이미 한 번 존재했던 셈이다. 20년이 지났지만 바뀐 건 그다지 없는 것 같다. 달라진 것은 김현철씨 사건은 적어도 친아들이었기에 최순실씨만큼 기이하게 다가오진 않는다는 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가 태블릿 PC로 바뀌었다는 점 정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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