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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는 옥시가 가습기 실험 기준을 설정했다고 실토했다
ⓒ연합뉴스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가 서울대에 가습기 살균제 안전성 평가 실험을 맡기며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끔 실험조건을 설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열린 신현우 전 옥시 대표 등에 대한 3회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대 수의대 조모(57·구속기소) 교수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조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RB코리아가 의뢰한 실험 디자인은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었다"며 "(저농도인) 1배, 2배, 4배의 농도로 실험하도록 (RB코리아 측에서) 조건을 정했다"고 진술했다.

서울대 교수는 옥시가 가습기 실험 기준을 설정했다고 실토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현장조사에 나선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에게 전달할 소국을 들고 있다. 특위는 이날 주요 가해기업으로 지목된 옥시(현 RB코리아)와 SK 케미칼, 애경, 이마트를 각각 방문해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유통·판매 과정에서의 과실을 추궁한다.

조 교수는 또 "이같은 실험조건이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의뢰받은 대로 실험만 해주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이 때문에 보고서 결론부에 '독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옥시는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8월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같은 해 10월 서울대 연구팀에 안정성 평가를 의뢰했다.

조 교수는 당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농도를 가정용 살균제의 1배, 2배, 4배 조건의 저농도 흡입 독성 실험을 진행했다. 검찰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실험쥐의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내용만 담겨 있었다. 이는 1배, 6.6배, 33배 환경에서 실험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실험쥐에게서 폐 섬위화가 나타났다'는 결과를 보고한 것과 상반된다.

앞서 조 교수는 자신이 여러 차례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옥시 측에 경고해왔지만 옥시가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옥시는 실험에 개입하지 않았고 조 교수의 보고서를 그대로 검찰에 제출했다고 맞서며 진실 공방을 벌여왔다.

이같은 조 교수 측의 주장에 신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조 교수의 연구는 신 전 대표가 퇴사한 뒤 7년 만에 벌어진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전 대표는 서울대의 실험에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신 전 대표는 2000년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개발·판매해 사망자 73명을 비롯한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6월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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