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 투자와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확정 주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초 한국 산업통상부는 투자를 확정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투자를 결정한 것처럼 발언했다. 직후, 투자를 확정하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간선거 결과로 인해 한국에 가해지던 투자 압박이 다소 느슨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0월13일 미국 알래스카주 와실라에 있는 커티스 D. 메나드 기념 스포츠 센터 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각)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은 일본과 한국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약속을 미루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7석을 추가해 54석을 확보했으며, 하원에서는 29석을 늘려 239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상·하원 모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텍사스,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주에서도 민주당이 상원 의석을 차지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사업 중에는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미국과 아시아 시장으로 수송하는 최대 544억 달러(약 72억9천억 원)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10월1일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라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 세 가지 한미 전략투자 사업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25년 7월 한국과 미국이 관세 협상을 타결한 뒤 같은 해 11월 체결한 전략적 투자 MOU의 후속 조치다.
한국 산업통상부가 10월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와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는 합의가 마무리됐지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아직 검토 단계에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0월1일(현지시각으로 9월30일) 백악관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00억 달러(약 66조9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4일 한국이 투자를 확정하지 않으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11일 알래스카 연설에서도 한국이 이미 투자를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의 투자 결정이 끝난 것처럼 거듭 발언했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케이티 재커리아 전 백악관 대변인도 유사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다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조사할 경우 한국에 가해졌던 압박도 누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외교연구원의 반길주 국제관계학 교수를 인용해 "의회의 심사가 진행될 경우 서울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상·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동맹국 대미 투자 관련 태도 역시 한국에게는 압박 해소의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서강대학교 허윤 경제학과 교수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투자 약속이 동맹국들에게 강요된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 의회 구성이 바뀌더라도 미국 행정부와 의회, 각 주 정부를 상대로 경제·무역 현안을 계속 논의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