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기존 소통 방식에 정기적인 영상 대담을 추가하는 것인데 이번 대담 프로그램이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상 대담인 만큼 '절제된 언어'로 직접 소통한다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있지만 대통령 소통에서 관건은 소통의 '횟수'가 아니라 '태도와 내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담을 담아 5일 오후 9시에 첫 방송하는 '대통령의Y' 예고편의 한 장면. ⓒ유튜브 채널 KTV이매진 갈무리
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과 '이재명TV'에서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의 Y'를 처음 선보인다. 첫 방송에서는 이 대통령의 소통 철학을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30분 안팎 분량으로 2~3주에 한 번 공개된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첫 방송은 사전 녹화로 제작됐으며, 향후 생방송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실에 따르면 '대통령의 Y'는 이 대통령이 직접 카메라 앞에 앉아 국민의 주요 궁금증에 답하고, 국정 현안과 정책 추진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국정 현안을 직접 설명한다는 점에서 기존 SNS를 통한 소통과는 차별성이 있다. 짧은 글이나 메시지 중심의 소통에서 벗어나 정책의 배경과 추진 과정, 대통령의 판단을 보다 자세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잡한 정책 현안이나 논쟁적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서는, 국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늘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이 언론과 국민 앞에 서는 일이 드물었다는 비판이 있었던 점과 대비된다. 텍스트로 된 글이나 기사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육성으로 정책 취지를 설명하면 오해와 왜곡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외국인 노동자와 집값 하락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언론이 왜곡 보도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가 하면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표현을 두고 '거친 SNS를 쏟아낸다'고 비판한 기사에도 날을 세웠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SNS라는 게 어느 면에서는 사실은 본인이 주장하고 싶은 바를 가감 없이 주장한다고 하는 이런 진실성과 순수성도 있는 반면에 결론은 일방적인 소통이 될 수도 있는 우려도 있는 거 아닌가"라며 "그런 지점들을 새로운 수단을 통해서 국민과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소통 기회 부족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소통 채널이 늘어나도 그 자리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국민의 체감과 동떨어져 있다면 오히려 지지율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노출이 잦아질수록 한마디 한마디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0월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SNS 소통 지속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37.6%, '동의하지 않는다'는 46.8%로 집계됐다. 이는 SNS를 통한 많은 직접 소통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Y'를 두고 "이미 논란이 된 SNS와 국무회의 생중계를 계속하면서 유튜브까지 얹었다"며 "국민은 볼륨을 줄여 달라는데 대통령은 스피커를 하나 더 단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이 대통령의 영상 대담이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시행했던 '라디오·인터넷 연설'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시작했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정부의 대응 방향을 설명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를 구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방송은 격주로 진행됐으며 경제와 민생, 외교·안보 등 다양한 국정 현안을 다뤘다. 2012년 10월 100회에 도달했지만 지지율 상승에 긍정적 효과를 줬다는 평가는 얻지 못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일단 더 정제된 발언들이 나올 수가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라며 "다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든 리더들이 내가 잘하고 있지만 홍보가 잘 안돼서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러한 '홍보 강박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일방적인 국정 홍보나 정책 성과 설명에 머문다면 국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어렵다는 데는 정치권에서 큰 이견이 없다. 국민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문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다루고, 불편하거나 민감한 질문에도 얼마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답을 내놓느냐가 이번 대담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유튜브 플랫폼의 특징을 고려해 대통령은 연설이나 공식 회의, 석상의 발언과는 달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국민의 언어로 최대한 진솔하게 의견을 피력하고 국민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국민 댓글에 직접 답변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대담을 통해 SNS로 표출되는 공격적인 모습을 줄이고, 소탈하면서도 인간적인 말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대담을 하더라도 논란이 됐던 SNS 글과 같은 일들이 반복된다면 효과가 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KSOI가 지난 12일과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무선(100%)·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