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수입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수입 물량 제한 조치를 도입한다. 이에 현대자동차의 대유럽 수출도 영향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유럽에 생산 기반을 갖춰 왔지만, 이번 조치의 세부 내용에 따라 배터리와 부품까지 현지에서 생산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관련 정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2026년 4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지리자동차 프랑스 진출 기자회견에서 중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인 지리 스타레이 EM-i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각) "EU가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입량을 연간 35만 대로 제한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빠르면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계획안에 따르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수입 한도는 첫해에 35만 대로, 2년 차부터는 매년 6%씩 늘어난다. 조치는 4년간 시행되며, 중국과 EU는 이 기간에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준수하기로 했다.
유럽 각국 정상들은 오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바탕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럽 시장에 대량 유입되는 상황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한다. EU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2025년 하루 평균 약 10억 유로(약 1조 5천억 원)에 달했다.
EU는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수입 관세 10%에 더해 7.8~35.3%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해당 조치는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았고,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를 계기로 유럽 시장에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을 확대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8월 유럽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의 4분의 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EU의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 제한, 현대차에도 영향 미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현대자동차의 대유럽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계획안에 따르면 WTO의 비차별 원칙에 따라 중국산을 포함한 모든 하이브리드 차량에 수입 한도가 적용되며,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입 한도가 다른 국가의 수입 한도보다 낮지 않다.
현대차의 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럽 도매 판매량에서 일반 하이브리드(HEV)가 차지하는 비중은 25.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4.7%였다. 두 차종의 비중을 합하면 30.2%다. EU의 수입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현대차가 한국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차량의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이미 유럽에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다. 체코 공장은 유럽의 주요 전동화 차량 생산 거점으로, 투싼과 코나 일렉트릭 등을 생산한다.
다만 이번 조치에서는 유럽산으로 인정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핵심이다. 만일 이번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량 제한 규제 범위에서 부품 원산지까지 세밀하게 규정한다면, 현대차는 유럽 현지에서 부품이나 배터리까지 생산을 더 확대해야 할 수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EU의 정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조치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