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공동 의장' 체제로 바꿨다. 존속법인 카카오X를 이끌 김도영 대표 내정자가 정신아 의장과 나란히 협의체 운영을 맡는다.
CA협의체는 분할이 끝나면 해체된다. 분할 뒤 두 회사를 각각 이끌 수장이 남은 석 달 동안 주요 결정을 함께 내린다. 분할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노조와 일부 소액주주의 반대 흐름에도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공동 의장' 체제로 바꿨다. 존속법인 카카오X를 이끌 김도영 대표 내정자가 정신아 의장과 나란히 협의체 운영을 맡는다. 사진은 김 내정자의 모습. ⓒ카카오
카카오그룹은 9월28일 그룹협의회를 열고 협약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결의를 거쳐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를 CA협의체 공동 의장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앞으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 의장으로서 CA협의체를 이끈다. 정 대표는 기존 CA협의체 의장으로, 분할 뒤에는 신설법인 카카오AI의 대표이사로 내정돼 있다.
카카오는 이번 공동 의장 선임이 인적분할을 앞두고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이 흔들림 없이 이어지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 의장은 분할 전까지 주요 사안을 공동으로 결정하고 그룹 차원의 실행력을 높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공동 의장 체제는 인적분할을 앞둔 중요한 전환기에 그룹 차원의 연속성 확보와 체계적 실행을 위한 것"이라며 "카카오는 분야별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분할 준비 과정을 면밀히 관리하며 안정적 전환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현재 기술·재무·인사 등 핵심 부서가 참여하는 TF를 꾸려 분할에 필요한 실무 과제를 차례로 점검하고 있다.
크루(직원)와의 소통 창구도 마련했다. 카카오는 오프라인 설명회를 열고 인적분할 관련 궁금증을 실시간 물을 수 있는 별도 채널도 운영하는 등 지속적 소통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공동 의장은 1975년생으로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삼성SDS 선임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삼성증권 IB본부에서 이사를 지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2025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카카오에 합류해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을 함께 맡고 있다.
CA협의체는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의 경영 방향을 조율해 온 그룹 컨트롤타워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 협의체는 인적분할이 마무리된 뒤 해체된다. 분할 뒤 두 회사가 각자 독립 경영에 나서는 만큼 계열사 전체를 묶어 조율할 조직이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8월21일 인적분할 발표 당시 "기존 CA협의체와 같은 공동 조직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이번 공동 의장 체제는 협의체가 해체되기 전 석 달가량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운영 기간은 짧지만 인적분할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응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분할 발표 직후부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노조는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X의 소규모합병 저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소규모합병은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가진 주주가 반대하면 이사회 결의만으로 진행할 수 없다.
그러나 9월21일 마감된 주주 반대 의사 접수에서 반대 비율이 2%대에 그치면서 카카오는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로 합병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인적분할의 최종 관문은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다. 카카오는 이 자리에서 분할 안건을 승인받으면 2027년 1월1일 분할을 마무리한다. 이어 1월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