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핵심 부품인 전력변환장치(PCS)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ESS의 최근 성장 흐름에 올라탄 것이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ESS 출하량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년 만에 2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수요 변동을 잡을 해법으로 ESS가 떠오르면서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개발한 PCS 초도 물량도 출하했다. 물량은 우선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된다. 안정적 수요처 한 곳을 확보하고 시작한 것이다.
구자균 LS일렉트릭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전력변환장치(PCS) 사업을 고도화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올라탄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8월16일 전력기기업계에 따르면 구자균 회장이 ESS 수요 증가 흐름에 올라탄 PCS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구자균 회장, ESS 시장 선도 다짐했다
PCS는 배터리의 원활한 전력 저장·방출을 돕는 ESS 필수 부품이다. ESS 안에 전력을 저장하려면 전기를 교류(AC)에서 직류(DC)로 바꿔야 하고, 이를 방출하려면 전환된 직류를 다시 교류 전기로 바꿔야 한다. PCS는 이 과정을 돕는다. LS일렉트릭은 PCS를 비롯해 ESS에 들어가는 각종 기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8월5일 충남 천안사업장 DC팩토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개발한 ESS용 PCS 'G2'의 초도 출하식을 개최했다. 여기서 생산된 PCS는 우선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되며, 다른 기업들에 납품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출하식에 참석해 G2 전용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고 생산 계획 및 품질 관리 현황 등을 집중 점검했다. 그러면서 구 회장은 "무결점 품질 기반의 완벽한 제품 생산으로 직류 시대의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하고 글로벌 ESS 시장을 선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LS일렉트릭은 7월10일 독일 전력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와 'AI 데이터센터와 직류 전력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이 협력으로 △ESS용 PCS △반도체 변압기(SST) △반도체 차단기(SSCB)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 기반의 DC 전력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변동성으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ESS를 찾는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PCS에 집중한 구 회장의 판단은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ESS를 글로벌 사업전략으로 점 찍었다
전력의 공급과 수요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요를 갑자기 늘리거나 줄이면 순간적으로 전력망의 공급과 불균형이 발생한다. 불균형은 주파수의 변동 등으로 이어지며, 이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모두를 마비시킬 수 있는 위협 요인이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이런 불균형이 훨씬 크게 발생한다.
이에 '전력댐' 역할로의 ESS 수요가 늘고 있다. ESS는 AI 데이터센터에 설치돼 평소 남는 전력을 모아두었다가 모자랄 때 공급해주는 방식으로 불균형을 줄일 수 있다. 엔비디아 역시 2025년 10월 AI로 발생하는 전력 수요 급변 문제를 ESS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하며 "ESS는 전력 아키텍처의 필수적 요소로 취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M증권의 8월13일 이차전지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AI 데이터센터로의 ESS 출하량은 2025년 12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272GWh로 20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의 출하량은 더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LS일렉트릭은 ESS 시장에 전력 기자재를 공급하는 것을 2026년 2분기 글로벌 사업전략 가운데 하나로 정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ESS 시장에 올라타겠다는 것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ESS가 잘되니까 PCS 시장도 앞으로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이 PCS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6년 상반기보다 훨씬 강력한 하반기를 예고한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ESS는 상반기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의 생산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회사는 북미 ESS 사업을 키우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구 PJM인터커넥션이 8월11일(현지시각) 보도자료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유지의 중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7월22일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3800메가와트(MW)에 달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전력망에서 이탈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이탈한 부하는 PJM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PJM은 이탈로 전력 공급과 수요 사이에 순간적으로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했으며, 이는 전압과 주파수의 큰 변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