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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성역'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성역이 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역사적 평가에 나섰다. 

하지만 그가 국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5·18을 '소요 사태'로 부르고, 전두환을 '민주화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이진숙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마저도 "부적절했다"며 거리를 뒀다. 이진숙 의원은 '극우의 미래'로 우뚝 섰지만, 정치권은 '이진숙 극복'이라는 과제를 새롭게 떠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허프 생각] 국힘 이진숙, 5·18포럼 개최로 '극우의 미래' 되다 : 2019년 '5·18공청회' 떠올린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1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의를 받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으로 보호받는 사건에 대해서는 어떤 토론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냐"라며 "이미 정리가 끝났으니 더 이상의 토론이 필요 없다는 말은 5·18을 성역으로 인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

앞서 이 의원은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김용삼 펜앤마이크 대기자 등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은 극우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영훈 전 교수는 "앞으로 자유민주 우파세력이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될 정도로 강력한 힘, 딥스테이트(막후 세력)가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며 "딥스테이트가 형성되는 결정적 계기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소요 사태"라고 주장했다.

김용삼 기자는 "'광주 사태'의 책임은 1980년 당시 군 지휘 계통에서 전혀 관련이 없는 전두환에게 오롯이 전가됐다"며 "사법적 처벌에 이어 전두환에게 가해지는 도덕적 심판은 그의 사후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진숙 의원의 토론회 개최는 본인의 2년 전 발언과도 모순된다.

이 의원은 2024년 7월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개인 견해를 묻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는 대통령 뜻에 제가 같이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했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뜻을 같이한다고 한 것이다.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161명 전원의 이름을 올린 '5·18 왜곡·폄훼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실제 의원직 제명까지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적어도 민주당은 이 의원 문제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5·18기념재단과 5·18민주화운동 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등 20개 단체는 14일 공동 성명을 통해 "5·18특별법상 왜곡처벌 조항이 엄연히 존재하고, 이로 인해 지만원이 감방에 간 것을 알고 있기에 그들은 학술을 빌미로 이 법망을 피하려는 꼼수를 부렸다"며 "그들은 학술적 연구라는 가림막 뒤에 숨어 5·18을 이전의 지만원류보다 더 지능적이고 교활한 수법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만원씨는 2000년대부터 5·18에 북한 특수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5·18 당시 사진에 찍힌 광주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지목하며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올해 1월에는 북한군 개입설을 담은 책과 관련해 5·18 단체와 유공자 등에 9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국민의힘 쪽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폄훼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허프 생각] 국힘 이진숙, 5·18포럼 개최로 '극우의 미래' 되다 : 2019년 '5·18공청회' 떠올린다
이종명(왼쪽부터), 김진태, 김순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 2월 지씨를 국회로 불러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을 '폭동'으로 규정했고,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5·18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들의 5·18민주화운동 폄훼 시도는 자유한국당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여론이 들끓자 자유한국당는 윤리위원회 열어 이종명 의원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고 김순례 의원에게는 당원권 정지 3개월, 김진태 의원에게는 경고 처분을 했다.

특히 김순례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보수정당 역시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인사를 계속 안고 가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런 전례에 비춰 정치권의 관심은 먼저 국민의힘을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 의원의 포럼 개최를 두고 '부적절했다'고 평가하는 데서 멈출지, 윤리위 회부와 징계로 이어갈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태도로 봐서 당분간 국민의힘은 이 의원은 안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허프 생각] 국힘 이진숙, 5·18포럼 개최로 '극우의 미래' 되다 : 2019년 '5·18공청회' 떠올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진숙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5월10일 대구 달성군 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불과 넉 달 전 이 의원을 "우리 당의 훌륭한 정치적 자산"이라고 평가하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개적으로 권유했다. 당시 "국회에 와서 싸운다면 당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며 지금 당은 이 의원을 국회에서 더 필요로 한다고까지 했다. 그리고 실제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공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계속 이 의원과 '동행'할까. 무엇보다 2028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 의원의 극우행보는 당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2020년 총선에서 김순례 의원을 공천하지 않은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었다. 

이진숙 의원은 이번 토론회 개최로 '극우진영의 희망'으로 우뚝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그만큼 국민의힘에 부담이 되고, 민주당 등 민주진보진영의 공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은 각자 '이진숙 극복'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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