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허위사실 공표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되면서 국민의힘이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형이 확정되면 윤 전 대통령이 아니라 그를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추천한 국민의힘이 선거비용 등 약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토해내야 한다.
대선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인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 기준을 크게 웃도는 선고 결과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6월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도 당 관계자에게 소개받았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는 기존 발언이 모두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공개 석상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해 유권자의 판단을 침해하고 선거에 미친 영향도 크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후 재판부 판단에 오류가 많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397억 원은 국민의힘의 1년 치 국고보조금인 220억 원을 훌쩍 웃도는 금액이다. 국민의힘이 올해 2월 공개한 중앙당 회계자료상 2025년 말 잔액 115억9731만 원의 약 3.4배 규모이기도 하다.
2024년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계보고 기준 국민의힘의 신고 재산은 1146억9175만 원이지만, 상당액이 토지·건물·임차보증금 등에 묶여 있다. 당비와 국고보조금, 차입만으로 397억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부동산을 처분해야 한다. 반환해야 할 금액이 2020년 중앙당사 매입가 440억 원의 90%에 달해 최악의 경우 당사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2년 대선 당시 약 823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 이후, 당사를 매각하고 3개월 동안 천막당사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판결에서 두 발언 모두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된 데다 재판부의 판단 논리도 뒤집힐 가능성이 작아,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리는 선거소청 심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선거소청 사건 첫 심리에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선고 결과를 전해 듣고 굳은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혈세 397억 원을 지체 없이 반환해야 한다"며 "꼼수로 선거비용 보전액 징수를 회피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