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을 놓친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는 고개를 숙였지만, 그 순간 자신을 향해 다가온 라민 야말(19·스페인)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월드컵 결승전이 끝난 직후 두 사람이 나눈 포옹에는 축구의 한 시대와 다음 시대가 맞닿은 특별한 순간이 됐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19)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9)가 7월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경기 후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패배의 순간, 가장 먼저 메시 곁으로 향한 이는 야말이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0-1로 패한 뒤, 메시는 한동안 잔디 위에 주저앉아 있었다.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순간이었다. 그때 야말이 조용히 다가가 메시의 손을 맞잡고 위로의 포옹을 건넸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이에스피엔(ESPN) 보도를 보면, 포옹 당시 메시가 어떤 말을 했는지 묻자 야말은 “그는 내게 ‘너의 길을 계속 가라’고, ‘미래는 너희 세대의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답했다. 야말은 “그 말은 내 목에 걸린 금메달만큼이나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026년 7월19일(현지시각) FIFA 월드컵 결승전이 끝난 뒤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MetLife Stadium)에서 서로의 등을 두드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두 사람의 인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살이었던 메시는 카탈루냐 지역 언론이 유니세프와 함께 진행한 자선 달력 촬영 현장에서 생후 5개월 된 야말의 몸을 직접 씻겨줬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2026년, 어린아이였던 야말은 어느덧 메시의 뒤를 잇는 축구 스타로 성장했다.
야말은 메시가 20년 넘게 몸담았던 FC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 ‘라마시아’를 거친 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최연소(15세)로 데뷔했다. 역대 최연소 라리가 득점 기록도 세웠고, 2025~2026 시즌에는 메시가 남긴 바르셀로나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이어받았다.
메시는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10번 등번호를 물려받은 야말을 향해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메시는 “그(야말)는 대단한 선수이자 세계적인 스타”라며 “그는 19살이고, 앞으로의 선수 생활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다”고 칭찬했다.
메시와 야말의 포옹이 세대를 잇는 존중의 순간이었다면, 경기 직후 일부 선수와 코치진이 우승을 자축하던 스페인 선수단과 벌인 몸싸움은 축구팬들에게 씁쓸함을 남긴 장면이었다.
7월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전 직후 선수들이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직후 발생한 난투극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식 조사에 들어갔다. 스페인 미디필더 다니 올모를 가격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던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코치 로베르토 아얄라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얄라 코치는 스페인 발렌시아 캐피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며 “제 의도와 달랐다고 해서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얄라 코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으로 스페인 프로팀 발렌시아, 비야레알, 레알 사라고사에서도 뛰었던 인물이다. 그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주먹질은 아니었다”며 “올모의 말에 순간적으로 반응한 것뿐이며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직접 사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경기장 밖으로도 번졌다. 21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월드컵 퇴출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2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해당 청원은 아르헨티나를 월드컵에서 영구적으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170개국에서 참여가 이뤄져 총 2331만6108명의 서명을 모았다. 다만 이는 팬들이 제기한 온라인 청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징계나 결정과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