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이사는 정부 당국의 지원도 당부했다. 현행 제도상 기업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나보타 ⓒ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정품 유통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고 23일 밝혔다.
불법 유통을 차단하고 환자 안전을 보호하고자 취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주름 개선 및 근육 과긴장 상태 완화에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이 성분의 의약품을 대표하는 상품명인 '보톡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온도에 민감한 생물학적 제제로 세계보건기구(WHO)의 2~8도(℃) 보관 기준 준수가 필수다. 기준 온도를 벗어나면 단백질 변성이나 약효 저하 및 내성 형성 등을 유발할 위험이 높아진다. 온도 관리가 부실한 불법 유통 물량이 환자 안전에 치명적인 이유다.
대웅제약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정품 유통 관리망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불법 유통 적발 시 거래를 즉시 영구 중단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국내 병·의원 대상 안내문을 배포하고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한 계약서 개정도 완료했다. 또 세계 각국의 규제기관과 협력해 불법 판매를 차단하는 등 국내외 유통을 관리하고 있다.
무단 반출 사례는 규정에 따라 엄격히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10일 해외 현지 파트너사의 제보로 내수용 나보타 2바이알(약물을 담는 유리 용기이자 생산 단위)이 무단 반출된 정황을 발견해, 제조번호 추적으로 해당 의료기관을 특정하고 즉시 거래를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최근 자체 모니터링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수입 거절 사례가 확인됐는데, 이는 미국에서 허가 받지 않은 불법 경로의 제품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웅제약 관계자는 "공식 수출 제품은 FDA 규정을 준수해 수입 거절 이력이 없다"고 말했다.
2026년 초 보툴리눔 톡신 불법 유통으로 미국 FDA의 경고 서한을 받은 국내 업체 7곳을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등 3개 기관에 신고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해 기업의 선제적 노력에 더해 정부 당국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불법 유통은 약사법을 비롯한 여러 관계 법령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현행 제도상 기업의 권한만으로는 위법 사실을 입증하는 데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관련 기관의 실질적 조사가 개시되려면 불법 유통 업체의 명확한 법인명, 특정 시점의 제품 거래, 한국발 통관 및 발송 기록 등 구체적 입증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성수 대표는 "나보타의 누적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진 만큼, 이를 노린 불법 유통 시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며 "대웅제약은 인공지능(AI) 모니터링 등 강력한 유통 통제망을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환자의 안전을 위해 정부 당국의 관심과 적극적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