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물가 상승 압력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2024년부터 줄곧 이어졌던 금리 인하 기조가 끝난 것이다.
수출과 투자가 살아나며 경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금융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사진은 4월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상향 조정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연 1.00%에서 연 1.25%로 인상해 16일부터 시행한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금통위는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경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5월 전망치인 2.6%를 큰 폭으로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6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오름세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 확대로 인해 3.2%로 높아졌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도 5월 전망치인 2.4%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외환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과 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여기에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금통위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
2023년 1월 3.50%로 2008년 이후 최고점을 찍었던 기준금리는 2024년 10월 3.25%, 2024년 11월 3.00%, 2025년 2월 2.75%, 2026년 5월 2.5%로 가파르게 내려갔다. 하지만 이번에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약 2년 동안 이어진 금리인하 기조는 마침표를 찍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