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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개봉 일주일을 앞두고 압도적인 사전 예매율을 기록하며 극장가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이번 영화가 흥행작을 넘어 침체된 극장 산업의 분위기까지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까지 쏟아져 나온다. 이 기대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개봉 D-7 영화 ‘호프’, 46% 뛰어넘은 사전 예매율 : ‘한국영화의 미래’라는 말은 아직 아껴두자
영화 '호프'는 과연 역대급 흥행 영화가 될 수 있을까? AI 생성 이미지.

8일 14시13분 기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의 사전 매율은 46.2%를 기록했다. 현재 극장가에서는 비교할 경쟁작도 없으며, 개봉 직후에는 박스오피스 1위도 이미 따놓은 당상이다. 올해 이미 훌륭한 성적을 거둔 작품 '왕과 사는 남자들'(개봉 당일 기준 전체 예매율 31.3%), '군체'(개봉 당일 기준 전체 예매율 50%)와 비교해도 충분히 인상적인 기록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수치를 제시하며 '호프'가 유례없는 성공을 거둘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개봉 D-7 영화 ‘호프’, 46% 뛰어넘은 사전 예매율 : ‘한국영화의 미래’라는 말은 아직 아껴두자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에 대한 영화팬들의 기대감. ⓒ네이버 '라운지' 캡쳐

다만 사전 예매율이라는 기준 하나만을 두고 흥행을 예단하기는 힘들다. 과거 실질적으로 '역대급'이라 표현할 만한 흥행작들과 비교하면 상위권에는 속하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전 예매율만 보고 '역대급'을 따지면 빠지지 않는 작품이 있다. 바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다. 당시 국내 사전 예매율은 90% 안팎까지 치솟으며, 천만 관객 돌파는 물론 영화 한 편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이벤트로 평가됐다. 10여 년 동안 이어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서사가 마무리된다는 상징성과 두터운 팬덤이 결합한 결과였다.

현재 '호프'의 현재 예매율은 개봉 일주일 전 기준으로 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 보다는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달리 기대감은 높았으나 처참한 혹평과 입소문 악재가 겹치며 국내 관객 수는 최종 약 225만 명에 머물렀다. 이는 높은 사전 예매율이 반드시 흥행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개봉 D-7 영화 ‘호프’, 46% 뛰어넘은 사전 예매율 : ‘한국영화의 미래’라는 말은 아직 아껴두자
사전 예매율이 반드시 최종 관객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현재 '호프'는 단순한 흥행 기대작을 넘어 '한국 영화의 희망'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는 초호화 캐스팅과 대규모 제작비, 해외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상징성에서 비롯된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웠던 규모와 제작 방식이 집약된 만큼, 침체된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여기에 극장 산업의 현실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중앙그룹 계열 메가박스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국내 영화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극장의 재무 위기가 현실로 드러난 상황에서 대형 흥행작의 등장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공교롭게도 영화 제목이 '호프(HOPE)'인 만큼, 메가박스는 물론 극장 업계 전체의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는 상징적인 기대까지 덧붙고 있다.

그러나 흥행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지적된 부분인 CG의 완성도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여기에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전날 열린 국내 언론 시사회 이후 공개된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압도적인 액션과 SF 장르의 볼거리, 스케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거의 모든 리뷰에서 빠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다. "나홍진다운 영화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는 평가가 여러 군데에서 나온다. 

그동안 나홍진 감독의 작품은 상징과 은유, 불친절한 서사를 통해 관객들 사이에서 다양한 해석과 토론을 만들어냈다면, '호프'는 상대적으로 장르적 쾌감에 더 무게를 둔 영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액션 SF 블록버스터로서는 충분히 기능하지만, 전작인 '추격자', '황해', '곡성'에서 보여준 나홍진 감독 특유의 해석의 재미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개봉 D-7 영화 ‘호프’, 46% 뛰어넘은 사전 예매율 : ‘한국영화의 미래’라는 말은 아직 아껴두자
영화 '호프' 공식 포스터. ⓒ플러스엠

더욱이 나홍진 감독은 '호프'를 처음부터 트릴로지(3부작)로 구상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품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완결성을 갖추고 있지만, 전체 3부작이 완성됐을 때 비로소 작품의 진가가 드러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마치 '반지의 제왕'이 세 편을 모두 봤을 때 서사의 진정한 완성도를 체감할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문제는 이러한 특징이 흥행의 지속성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역대 흥행작들을 살펴보면 개봉 이후 관객들이 온라인에서 해석을 공유하고, 반전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관람 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흥행 동력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호프'가 뛰어난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신 강한 해석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거나 깊은 여운을 남기지 못한다면, 개봉 초반의 폭발력은 유지하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화제성이 빠르게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별도로 나홍진 감독 역시 자신에게 쏠리는 기대를 부담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호프'가 한국 영화의 운명을 좌우할 작품이라는 평가에 대해 그는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왜 나한테 그러는 거냐"며 "내가 무슨 상관이라고 갑자기 나한테 그러는 건지 굉장히 부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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