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록 밴드 화이트 스트라이프스 출신 가수 잭 화이트가 우울한 시기에도 독립기념일에 성조기를 내거는 것이 오히려 의미 있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는 취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성조기 장식들을 지나 무대에서 내려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화이트 스트라이프스의 리드보컬인 화이트는 7월4일(현지시각) 독립기념일을 맞아 애국적 내용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폭군' 리더십 아래 놓인 현재 미국 상황에 환멸을 느끼는 이들에게 성조기의 의미를 다시 상기시켰다.
화이트는 게시글 말미에 "모두 한 가지를 기억했으면 한다"며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는 우리의 성조기를 소유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썼다.
이어 "지금 위험에 처한 이 나라의 기념일에는 더더욱 그렇다"며 "이 나라는 과거 폭정에 맞서 싸웠고, 현시대에도 폭군에 맞서 싸우며 지워질 수 없는 인간의 권리와 의무, 노력 위에 세워졌다"고 했다.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인 화이트의 글은 트럼프 비판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었다. 글의 대부분은 그가 미국 시민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하는 미국적 가치와 풍경들을 언급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미국의 250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하나의 가능성이라는 개념, 도달 가능한 이상에 대한 약속, 행복과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점"이라고 적었다.
이어 "나는 차고에서 연주하는 로큰롤 밴드, 광장에서 벌어지는 시위, 자동차 극장, 자동차 공장으로 향하는 노동자들, 여러 문화가 뒤섞이는 용광로와 신앙의 통합, 우디 거스리와 리드 벨리를 믿는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우디 거스리와 리드 벨리는 미국 포크·블루스와 저항음악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히트곡 '세븐 네이션 아미'로 유명한 화이트는 자신이 사랑하는 또 다른 미국적 장면들도 언급했다.
그는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무료 급식소, 그랜드캐니언의 일출, 그리고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을 세우고 오르는 일"이라고 썼다.
성조기를 둘러싼 화이트의 주장은 적지 않은 울림을 줬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성조기가 전체 국민의 상징이라기보다 트럼프와 MAGA 지지층의 상징처럼 굳어졌다고 느끼는 좌파 진영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에 사는 익명의 민주당원 라이언은 지난 6월 허프포스트에 "셔츠에 커다란 국기를 단 사람들처럼 국기를 과하게 내세운 모습을 볼 때마다 곁눈질하게 된다"며 "성조기가 보수 쪽 상징물로 전유됐다고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트럼프가 성조기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는 장면이 사진에 찍힌 적이 있고, 애국심을 당파성과 뒤섞는 경향을 보여왔다는 점도 이런 인식을 강화한다.
그래도 화이트가 그 인스타그램 글을 올린 순간만큼은, 성조기를 내거는 일이 제법 반항적이고 멋진 펑크 록처럼 보인 것도 사실이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강서원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