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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갈림길에 섰다. 

정 행장은 5대 시중은행장 중 유일하게 이미 한 차례 연임을 거친 인물로, 이번에 다시 연임에 성공하면 세 번째 임기, 이른바 '3연임'에 해당한다.

신한은행장 정상혁 첫 '3연임' 가나 : 성사 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동시 '임기 졸업', 금융당국 '연임 관행' 비판은 악재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24년 말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추가 임기 2년을 부여했다. 정 행장은 이러한 진 회장의 신임에 실적으로 보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프포스트코리아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행장의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가장 커다란 변수는 바로 '3연임'이라는 단어가 갖는 상징성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명분이 충분한데도, 신한은행 안팎에서 정 행장의 거취를 쉽게 점치지 못하는 이유다.

◆ 2025년 역대급 실적과 2026년 1분기 리딩뱅크 탈환, 실적이 뒷받침하는 3연임 가능성

2024년 말 정 행장은 연임에 성공하며 2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정 행장은 이 신뢰에 실적으로 보답했다.

신한은행은 2024년 순이익 3조6954억 원을 기록하며 6년 만에 리딩뱅크(순이익 1위)를 탈환했다. 2025년에는 3조7748억 원으로 KB국민은행(3조8620억원)에 근소하게 밀려 1위를 내줬으나, 절대 실적 자체는 견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2026년 1분기에는 순이익 1조1571억 원을 내면서 국민은행(1조1010억원)을 561억 원 차로 앞서며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첫 번째 변수, 신한은행 역사상 '전무'했던 3연임

가장 큰 변수는 3연임이라는 상징성 자체다. 신한은행 역사에서 세 번째 임기를 채운 행장이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 행장처럼 한 차례 연임해 총 4년가량 임기를 지낸 인물로는 서진원 전 행장과 진옥동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있다. 두 사람 역시 연임은 한 차례에 그쳤다. 조용병 전 회장, 위성호 전 행장, 한용구 전 행장 등 다른 역대 행장들은 단임으로 마무리됐다.

역대 행장의 임기를 구체적으로 짚으면 다음과 같다. 

서진원 전 행장은 2010년 12월 이백순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승계해 취임한 뒤 한 차례 연임했고, 2015년 2월 혈액암 발병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용병 전 회장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2년을 재임한 뒤 지주 회장으로 이동했고 연임은 없었다. 위성호 전 행장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2년 재임에 그쳤다. 

진옥동 회장은 2019년 취임해 2020년 말 2년 연임한 뒤 지주 회장으로 올라갔고, 한용구 전 행장은 2022년 취임했으나 건강상 이유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결국 정 행장이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 신한은행 역사에 전례가 없는 첫 3연임 행장이 되는 셈이다.

◆ 두 번째 변수 – 진옥동 회장 임기와 맞물리는 3연임 시간표

두 번째 변수는 바로 ‘시간’과 ‘자리’다. 

신한은행장은 지금까지 대대로 지주 회장으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조용병 전 회장과 진옥동 현 회장 모두 신한은행장을 거쳐 지주 회장에 올랐다. 실제로 정 행장 역시 이번 진 회장의 연임 결정 당시 최종 후보군인 숏리스트 4인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정 행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경우 진 회장의 두 번째 임기와 정 행장의 세 번째 임기가 맞물린다는 것이다. 

금융지주 계열사 CEO는 첫 2년 임기 뒤 1년의 연임 임기를 부여받는 '2+1' 임기제가 일반적이지만, 신한은행장에 한정해보면 연임 임기는 모두 2년을 받았다. 2020년 진옥동 당시 행장과 2024년 정상혁 행장이 그 주인공이다. 서진원 행장은 2012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추가 임기 3년을 보장받았는데, 이는 첫 임기가 이백순 전 행장의 잔여임기를 승계했기 때문으로 특수한 사례로 꼽힌다. 

정 행장이 3연임에 성공하고 2024년 말처럼 다시 2년의 추가 임기를 받는다면 임기는 2028년 말 만료된다. 2026년 3월 연임이 확정돼 2029년 3월까지 임기가 이어지는 진 회장의 퇴임 시점과 거의 맞물리게 되는 것이다. 

1964년생인 정 행장은 2029년이면 만 64세로, 차차기 회장에 도전하기에 무리가 없는 나이다. 이 때문에 정 행장의 3연임 성공은 그를 차기 회장 후보로 정렬시키는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부회장직을 두지 않고 지주 부문장들도 대부분 부사장급으로 구성돼 있어, 정 행장이 연임에 실패하면 지주 내에서 마땅히 갈 자리가 없다는 점도 변수다. 정 행장이 회장 후보군에 계속 잔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3연임이 오히려 유력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마지막 변수 – 은행장까지 뻗어오는 당국의 '이너서클' 압박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사 CEO 연임 관행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했다. 이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회장 3연임 제한, CEO 승계절차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담은 개편안을 준비해 왔다. 

특기할만한 점은 최근 이러한 당국의 압박은 은행장 인사에까지 뻗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6월22일 기자간담회에서 개편안에 3연임 제한을 담는다고 확인하면서 "행장 선임 절차도 다수 예정돼 있는데 해당 스케줄에 차질이 없도록 입법과 모범규준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3연임 제한이 지주 회장뿐 아니라 은행장 인사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 경우 정 행장은 실적과 무관하게 제도 변화의 첫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살펴본 임기 맞물림, 즉 '은행장을 거쳐 회장으로' 이어지는 승계 설계가 역설적으로 당국이 겨냥한 폐쇄적 순환 구조와 겹쳐 보인다는 점도 정 행장으로서는 부담 요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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