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인상은 롯데칠성만의 일이 아니다. 식음료업계 가격 인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이달부터 스프라이트, 환타, 파워에이드, 미닛메이드 등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5% 올렸고, 오비맥주는 카스와 한맥 등의 출고가를 평균 2.9%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도 테라와 캘리 등 맥주 제품 가격 조정을 결정하며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유제품과 음료 제품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이 인상됐고 해태에이치티비의 배 음료, 팔도의 식혜, 남양유업의 차 음료, 매일유업의 커피 제품 등도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외식·커피업계 역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동대문엽기떡볶이 운영사 핫시즈너는 최근 내년 7월부터 전 제품 가격을 약 7%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더본코리아도 이달 역전우동, 미정국수, 롤링파스타, 새마을식당 등 11개 외식 브랜드의 일부 메뉴와 토핑, 음료 가격을 평균 11%가량 올렸다.
버거킹 운영사 BKR과 KFC코리아,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에는 쉐이크쉑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메가MGC커피는 최근 '할메가커피' 제품군 3종의 가격을 각각 200원 인상했으며, 이디야커피도 스틱커피와 커피믹스 제품 가격을 4.3~15.2% 올렸다. 앞서 더벤티와 커피빈, 롯데리아 등도 잇따라 가격을 조정했다.
식음료업계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인건비 및 물류비 증가 등을 가격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제조·유통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도 포장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을 주요 인상 요인으로 지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 산업에서 포장재가 전체 원재료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액 비용 증가와 물류비 부담 확대도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꼽았다.
식음료 업계 안팎에서는 개별 제품의 인상폭보다 가격 조정이 식음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안정 정책에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쉽게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유가 상승 영향이 석유류에 그치지 않고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단체들은 원가 부담 요인을 인정하면서도 가격 인상 필요성과 인상폭 산정 근거는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제품 가격은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며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