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신뢰성을 확립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별세했다. 향년 100세.
그린스펀 전 의장은 '마에스트로'라고 불리며 재임 기간 여러 금융 위기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간 인물로 평가된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
연준은 그린스펀 전 의장이 별세했다고 6월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사인은 파킨슨병 합병증이었다.
연준은 그린스펀 전 의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는 통화 정책 결정에 엄격한 원칙을 도입해 연준의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인 신뢰성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그린스펀의 유산은 이 세상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1926년 미국에서 태어나 1987년부터 2006년까지 19년 동안 연준 의장으로 재임했다. 로널드 레이건부터 조지 부시(아들 부시)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까지 연준을 이끌며 빛과 그림자를 모두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의 1987년 취임 두 달 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하루 만에 22.6% 폭락한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다. 다음 날 그는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원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시장 불안을 진정시켜 이틀 만에 다우지수는 블랙먼데이 손실의 50% 이상을 회복했다. 이런 과감한 행보 덕에 그린스펀 전 의장은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1998년 러시아 채무 불이행, 2001년 9·11 테러, 그리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1년까지 이어진 닷컴 버블 붕괴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갔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린스펀 전 의장은 연준을 떠난 지 2년 뒤 불어닥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금융 시장에 관한 소홀한 감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AP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 본인도 나중에 "금융 시스템 등의 기반이 되는 미국 은행들이 스스로를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