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가 주요 연예기획사들과 손잡고 K팝 아티스트 관련 위조 굿즈와 퍼블리시티권 침해 대응에 나선다.
한류 열풍으로 K팝 굿즈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해외 팬들을 노린 사기 피해까지 늘어나면서 민관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재산처는 23일 서울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주요 연예기획사 4곳과 함께 '퍼블리시티권 보호 협의체'를 발족하고 짝퉁 굿즈 판매와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지식재산처는 23일 서울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CJ ENM,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와 함께 '퍼블리시티권 보호 협의체' 발족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체는 K컬처 확산과 함께 증가하고 있는 퍼블리시티권 침해와 K굿즈 침해에 보다 신속하고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K굿즈 침해는 K팝 아티스트 등의 이름과 초상 등을 무단 사용하거나 정품을 모방한 상품을 제작·유통하는 행위를 말한다.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의 이름, 초상, 서명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다.
2022년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으로 관련 침해 행위에 대한 행정조사가 가능해졌고, 2024년에는 시정명령 제도가 도입되면서 보호 체계가 한층 강화됐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퍼블리시티권 침해 콘텐츠가 짧은 시간 안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오프라인에서도 위조 굿즈 유통이 반복되면서 개별 기획사나 정부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상·이미지 무단 사용 사례까지 늘어나면서 제도 보완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K-팝과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한류 소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를 노린 각종 사기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 숙박·교통·환전 관련 관광 사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K-팝 공연 티켓, 한정판 굿즈, 팬사인회 응모 상품 등을 둘러싼 온라인 사기가 새로운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팬들은 국내에서만 판매되는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국인 대리구매자와 개인 간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판매자가 입금만 받은 뒤 잠적하거나 가짜 운송장 번호를 전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 발생 시 추적과 구제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 외국인 대상 사기 범죄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기 범죄 피해를 당한 외국인은 2023년 5307명에서 2024년 8671명, 지난해 1만9907명으로 늘었다. 2년 새 약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대상 전체 범죄 피해자 역시 같은 기간 2만8048명에서 5만975명으로 81.7%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K팝 굿즈와 공연 티켓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피해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협의체는 퍼블리시티권 및 K굿즈 침해 사례 공유, 침해 정보의 신속한 확인 및 행정조사·단속 연계, 시정명령 제도 실효성 강화, AI 기반 침해 대응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 발굴 등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퍼블리시티권과 K굿즈 보호는 K콘텐츠 산업의 정당한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며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연예기획사들과 지식재산처의 조사·집행 기능이 연결될 때 보다 실효성 있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