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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안은 보고됐다. KB금융지주가 숏리스트를 내놓는 7월3일 전에는 발표될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시점을 KB금융그룹 회장 선임 일정에 맞춰 못 박았다. 금감원장이 특정 금융지주회사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일정을 콕 집어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로드맵과 연결시킨 것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절차가 새 규정의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일정과 입법 시차를 따져보면, 개편안이 이번 연임 절차에 법적 강제력으로 곧장 작동할지는 불투명하다. 입법 시점과 내용에 따라 KB금융이 새 기준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할 수도, 자율적으로 받아들일지를 스스로 정해야 할 수도 있다. 

입법을 기다렸다가 강제로 받느냐, 가이드라인 발표 후 선제적으로 자율 수용하느냐라는 ‘타이밍’의 공이 KB금융지주 이사회로 넘어간 셈이다.

금감원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시점과 양종희 KB금융 회장 연임 맞물렸다 : 공은 KB금융지주 이사회로 넘어갔다
KB금융지주 이사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숏리스트 결정이 다가온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KB금융지주를 직접 언급했다. ⓒKB금융지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양 회장의 연임이 결정되는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법률적 강제력을 가질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단순 모범규준 개선 등이 아니라 입법 형태로 추진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법제화 시기와 관련해서는 상임위원회가 구성되는 7월부터 입법을 진행해 10월 시행을 목표로 두고 있다는 타임라인도 제시했다. 

KB금융 회추위는 7월3일 1차 숏리스트 6명, 8월27일 2차 숏리스트 3명, 9월11일 최종 후보 1인 선정을 거쳐 10월 2일 회추위·이사회 추천, 11월 중 임시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하는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 

9월 최종 후보 선정 시점까지는 물론, 입법이 조금만 지연되도 11월 임시주총 시점까지도 개정 법률이 효력을 갖추기 빠듯할 수 있다. 

결국 7월3일 숏리스트 발표 전 금융당국의 개선안이 발표되면,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해당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이는지가 양 회장 연임의 가장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3연임 금지는 비켜가도, '특별결의'는 양 회장을 정조준한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발표할 개선안의 방향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금융지주 회장 3연임의 금지, 그리고 회장 연임시 주주총회 결의 방식을 일반결의에서 특별결의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3연임 금지 방안은 현재 양 회장의 연임과는 큰 관련이 없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해 첫 임기를 보내고 있어, 임기 제한이 적용되더라도 2연임 자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특별결의’다. 만약 금융당국의 개선안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시 반드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한다면, 그리고 이 사안이 이번 회장 선임 절차에 적용된다면 양 회장의 연임에 상당히 커다란 변수가 될 수 있다.

KB금융의 압도적인 외국인 주주 비중을 감안하면, 특별결의 도입은 오히려 양 회장의 '안전판'을 스스로 걷어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7일 기준 80.06%로, 신한(61.59%)·하나(68.37%)·우리(45.28%)를 크게 웃돈다. 외국인 주주 상당수는 ISS·글래스루이스 등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 양 회장의 연임 성패가 사실상 두 자문사의 판단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서 일반결의와 특별결의의 차이가 드러난다. 두 자문사가 모두 찬성하면 의결 요건과 무관하게 무난히 가결된다.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두 자문사가 동반 찬성한 가운데 99.3% 찬성률로 연임이 가결된 바 있다.

문제는 권고가 엇갈리거나 부정적으로 돌아설 때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모두 부정적으로 돌아선다면, 국내 주주와 국민연금, 자문사 권고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일부 외국인 표심으로 간신히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을 시나리오마저 무력화될 수 있다. 두 자문사의 권고가 엇갈리는 경우에도 찬성률이 과반과 3분의 2 사이에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일반결의라면 가능했을 가결이 특별결의에서는 부결로 뒤집힐 수 있는 구간이다. 이사회가 특별결의를 자율적으로 도입하는 순간, 현직 회장 연임의 안전판을 스스로 걷어내는 셈이 되는 것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두 자문사가 모두 양 회장의 연임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 회장이 KB금융지주 회장으로서 보인 ‘숫자’가 매우 양호하기 때문이다.

양종희 회장이 취임한 2023년 11월21일 KB금융 주가는 5만4100원이었다. 2026년 6월16일 장중, KB금융지주 주가는 창립 이후 최고가인 18만2700원을 기록했다. 3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주가가 세 배 넘게 오른 것이다.

실적 역시 탄탄하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리딩금융 타이틀을 수성했고 2위인 신한금융그룹과의 격차도 지속적으로 벌려왔다.

◆ 정관 변경 한 번이면 이번 연임부터 적용, ‘타이밍’ 결정은 이사회로 넘어갔다

특기할만한 점은 해당 사안이 ‘소급효’를 신경쓰지 않고 바로 ‘장래효’로 양 회장의 연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결의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양 회장 연임을 표결하는 11월 임시주총에서 '회장 연임은 특별결의로 의결한다'는 정관 변경을 선제 안건으로 올려서 그 안건이 가결된다면, 그 다음 안건인 회장 연임 안건을 특별결의 안건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금융당국의 개선안이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고, 이찬진 금감원장의 목표대로 10월 안으로 입법과 시행이 완료된다면 입법 형태에 따라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강제’가 될 수 있다.

가이드라인 발표 후 KB금융지주 이사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강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법제화가 완료된 이후에 바꾸느냐, 혹은 가이드라인 발표 직후 선제적으로 받아들여 이번 회장 선임건부터 바로 적용하느냐 결정하는 공이 KB이사회에 넘어가있기 때문이다.

◆ 공을 쥔 이사회, 사외이사 7명 중 4명이 양 회장 임기 중 선임 

공을 넘겨받은 ‘손’의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짜여져 있다. 현재 KB금융지주 이사회의 사외이사는 7명이다. 

이 가운데 양 회장 취임(2023년 11월) 이전에 선임된 인사는 최재홍(2022년 3월) 이사, 조화준·김성용(2023년 3월) 이사 등 3명이다. 이명활(2024년) 이사와 차은영·김선엽·서정호(2025~2026년) 이사 등 나머지 4명은 양 회장 재임 기간에 선임됐다. 

양 회장 재임 중 선임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지만,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적했던 ‘참호’라고 보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시선이 나온다. 

특별결의 도입처럼 민감한 사안을 이 구성의 이사회가 어떻게 판단할지와 관련해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이 KB금융지주를 언급한 것은 KB금융지주를 향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절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시를 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개선안의 발표와 적용 일정을 볼 때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완전히 압박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양 회장이 재임 도중 실적이나 기업가치 측면에서 상당한 실적을 보인 데다가 ELS과징금 수위도 경감된 만큼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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