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6·3 지방선거에서 ‘대구 수성’에 성공했다. 12·3 내란으로 정치적 열세에 놓인 국민의힘을 나락에서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3일 대구 수성구 대구시당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주먹으로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서 4일 오전 2시49분 기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52.76%를 득표해 46.21% 득표에 그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유력하다.
추경호 후보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지역 발전 공약의 실현이다.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과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유치를 통해 대구 지역내총생산(GRDP) 2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경제부총리 시절 쌓은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대기업 유치는 선언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취임 즉시 '시장 직속 국내외 대기업 투자유치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 결정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다.
TK신공항 조기 건설과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중요한 과제이다.
추경호 후보는 신공항 건설을 국가 주도 사업으로 전환해 재정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천명했고, 행정통합도 적극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 사안들은 경북도청과 중앙정부의 협력 없이는 한 발도 뗄 수 없는 과제이다. 군위군 제2국가반도체산단 조성, 도시철도 4·5호선 조기 착공, 달서구 대구시 신청사 건립 등 구·군별 개발 공약들도 줄지어 이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래 전망은 엇갈린다. 경제부총리 출신 시장이라는 상징성은 투자 유치 협상에서 분명한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 자칫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추경호 후보는 1960년 경북 달성군(현 대구시 달성군)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오리건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발을 디딘 그는 경제기획원을 시작으로 거시경제와 국제금융을 두루 섭렵한 '하이브리드형 관료'로 이름을 알렸다.
추 후보는 세계은행 파견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참사관을 거치며 국제 감각을 키웠고,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참여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재부 1차관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입안·발표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추경호 후보는 2016년 대구 달성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뒤 3선까지 이어가며 기재위·예결특위 간사, 여의도연구원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에 오르며 경제 관료로서의 정점을 찍었고, 2024년에는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돼 여당 사령탑 역할도 맡았다.
다만 추경호 후보는 12·3 비상계엄 당시 원내대표로서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십 년 관료·정치 이력 끝에 고향 대구로 돌아온 추경호 후보가 '경제 수장' 경험을 지역 재건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