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이종격투기 경기장을 새로 설치되고 있다.
미국 이란 전쟁으로 시민들이 고물가 고통을 겪고 있고 군인들이 전장에 배치돼 있음에도 자신의 생일에 '격투기 쇼'를 즐기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UFC 종합격투기 경기장이 27일 설치되고 있다. ⓒ AP통신=연합뉴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사우스론)에서 크레인 여러 대가 거대한 금속 아치 구조물을 올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구조물은 UFC(종합격투기) 규격 팔각경기장인 '옥타곤 케이지'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불과 100m 거리에 들어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UFC 경기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자 미국의 '국기의 날(Flag Day)'이기도 하다.
경기장 내부 관람석은 4500석 규모이며, 경기장 바깥 엘립스 광장 일대 스크린을 통해 10만명이 무료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꾸며지고 있다.
UFC의 모회사는 이번 대회에 최소 6천만 달러(약 9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은 UFC 측이 비용 전액을 부담하며 나랏돈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장은 대회가 끝나면 철거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먼저 이란과 종전협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잔치 격인 스포츠 이벤트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선순위를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주의의 상징적 공간인 백악관의 품격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UFC 해설자이자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인 조 로건은 올해 3월 외교적으로 중대한 시국에 백악관에서 격투대회를 벌이는 것은 '괴상한 일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전쟁이 발발한 뒤인 2026년 4월에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UFC 대회에 참석해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지지층인 남성과 청년이 주로 즐기는 종합격투기를 향한 애호를 부각해 정치적 지지세를 모으려는 속내가 깔려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