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벅스의 신메뉴 ‘에어로카노’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경쟁사들도 유사한 콘셉트의 메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가 부담 없이 경험을 차별화해 값을 올릴 수 있는 메뉴가 새로운 수익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지난 2월 에어로카노를 출시한 뒤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100만 잔을 넘어섰다. ⓒ스타벅스코리아
21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위에 부드러운 거품 층을 더한 메뉴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컴포즈커피의 ‘에어리 아메리카노’, 벤티프레소의 ‘에어리카노’, 빽다방의 ‘에어폼 아메리카노’ 등이 대표적이다. 엔제리너스 역시 기존 메뉴 ‘아메리치노’를 리뉴얼해 다시 선보이며 흐름에 합류했다.
과거에도 아메리카노를 변형한 메뉴는 꾸준히 등장해왔다. 헛개 음료를 더한 ‘헛개리카노’나 복숭아 아이스티를 섞은 ‘야샷추’, 망고 다이스를 올린 ‘아망추’ 등 기존 메뉴를 결합한 형태가 대표적이다. 질소를 주입하는 니트로 공법을 적용한 아메리카노도 출시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메뉴들이 추가 원재료나 별도 공정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이번 제품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뒤 스티머를 활용해 공기를 주입하는 방식만으로 거품 층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아메리카노의 칼로리는 유지하면서도 질감과 시각정 경험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칼로리 부담은 줄이면서도 단순한 ‘저칼로리 음료’에 머무르지 않고, 부드러운 촉감과 새로운 음용 경험을 제공해 만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다. 익숙한 아메리카노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 역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큰 만족보다 작은 변화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가격 대비 효용과 경험 가치를 중시하며 ‘아는 맛’에 변주를 가한 메뉴 선호가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스타벅스의 에어로카노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 잔 판매를 기록하며 역대 최단 기간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 단기간에 수요가 집중됐다는 점은 일시적 화제성을 넘어, 재현 가능한 상품 구조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흥행은 카페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기존 스티머를 활용해 별도 설비 투자 없이 제조가 가능하고, 추가 원재료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평균 200~300원 높은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
원가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판매 단가를 높일 수 있는 만큼, 마진 개선 효과가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고물가 속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비교적 리스크가 낮은 전략으로도 평가된다.
결국 소비자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전형적 ‘불황형 메뉴’인 셈이다. 큰 변화 없이도 체감 가능한 차별화를 제공함으로써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을 낮추고, 작은 차이로 가격 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번 사례는 카페 메뉴 경쟁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원가 부담 없이도 차별화를 구현할 수 있는 ‘공정 혁신’이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아메리카노의 재해석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