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는 5월1일 합병하기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이 사실은 두 회사의 2025년도 감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합병은 보령파트너스가 보령홀딩스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 외 합병비율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령홀딩스는 보령 기업집단 최상단의 오너 가족회사로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보령파트너스는 김정균 사장이 지분 대부분(88%)을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두 회사는 기업집단의 핵심 회사인 보령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며 지배회사 역할을 해 왔다.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의 보령 지분율은 각각 29.71%와 21.10%다.
이번 합병은 김은선 회장의 20여 년에 걸친 오랜 승계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승계 프로젝트는 보령파트너스를 차근차근 키워 보령에 대한 지배력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김정균 사장은 2004년 지분 100% 개인회사인 보령수앤수를 설립했고, 보령과 계열사들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보령수앤수의 수익을 늘려줬다. 보령수앤수는 이 수익으로 백신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 지분을 지속해서 사들였다. 김 사장은 2015년 보령수앤수를 인적분할해 잔존법인을 보령홀딩스에 매각하고 보령파트너스를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파트너스의 자회사가 됐다.
이후 김 사장은 보령바이오파마를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애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는데 여의치 않자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보령파트너스 등 보령바이오파마 주주들은 2024년 6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80%를 3200억 원에 사모펀드에 팔았고, 보령파트너스는 이 중 2천억 원을 손에 쥐었다. 김 사장은 2024년 11월 보령파트너스를 통해 보령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보령의 지분을 확보했다.
◆ 합병으로 김정균 지배력 강화
이후 업계에서는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의 합병이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그룹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흩어져 있는 보령에 대한 지배력을 일원화하면서, 김정균 사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기존 ‘김정균 → 보령홀딩스 → 보령’과 ‘김정균 → 보령파트너스 → 보령’으로 나뉘어 있던 구조가, 합병 후에는 ‘김정균 → 보령홀딩스 → 보령’으로 단순하고 강력하게 재편된다.
보령홀딩스의 보령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된다. 합병하는 두 회사의 보령 지분율을 단순 합산하더라도 과반(50.81%)의 지배력을 갖게 된다.
김정균 사장의 보령홀딩스 지배력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홀딩스의 신주를 확보하면서 지분을 늘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합병비율이 문제가 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두 회사의 자산총액과 자본총계 규모가 비슷하고 보령파트너스에게 불리한 합병비율을 산정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1:1의 합병비율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렇게 가정하고 김 사장의 보령홀딩스 지분율(24.01%)과 보령파트너스 지분율(88%)의 절반씩을 합산하면 과반(56%)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아울러 보령파트너스가 보유한 자금이 보령홀딩스로 통합됨으로써 그룹 차원의 재무건전성이 좋아지고 자금 운용 효율성과 투자 집행의 유연성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최근 카나브 약가 인하와 관련된 법정 다툼, 실적 정체 등의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지배구조 간소화와 재무건전성 제고는 주식시장에서 보령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 김은선 보유 지분 승계까지는 시간 더 필요해
합병이 완료되면 오너 일가의 김 사장 승계 작업에는 김은선 회장의 보령홀딩스 및 보령 지분을 물려주는 일만 남게 된다. 현재 김 회장의 보령홀딩스 및 보령 지분율은 각각 44.76%와 8.33%에 달한다.
합병비율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합병 이후에도 김 회장의 보령홀딩스 지분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분 승계를 완료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보령홀딩스와 보령 쪽에서는 배당 강화, 보수 인상 등을 통해 김 사장의 승계 재원을 지속해서 확충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