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 물가가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메뉴들의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 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38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만 원 선을 넘어섰다.
김밥은 지난해 3월 3600원에서 지난달 3800원으로 5.5% 올랐고, 비빔밥과 짜장면도 2% 이상 가격이 올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 없는 한 끼’의 기준선 자체가 점점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찾아 나서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한 끼 8천 원 이하 식당을 정리한 이른바 ‘거지맵’이 확산되며, 지도에 오른 식당을 일부러 찾아가는 ‘원정 소비’까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 식당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손님을 유지하려면 가격을 지켜야 하지만, 가격을 떠받치는 원가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가게의 메뉴판 모습. ⓒ연합뉴스
20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따르면 4월 중순 기준 주요 식자재 가격은 외식업체들이 체감하는 부담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고기나 채소 등 외식업의 핵심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외식업의 원가 구조는 점점 더 압박받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외식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육류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돼지고기는 평년보다 28.5%, 전월보다 24.1% 상승했고, 닭고기도 평년보다 20% 올랐다. 한우 역시 9~10%, 계란은 9.5%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는 평년과 전년, 전월보다 모두 상승했다. 삼겹살·제육·돈까스 등 ‘가성비 메뉴’의 핵심 재료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메뉴 가격은 묶인 채 원가만 뛰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저가 메뉴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식당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채소류는 전반적 상승이라기보다 가격 변동성이 컸다. 청상추는 전월보다 58.8%, 시금치는 37.1%, 당근은 86.5% 오르는 등 일부 품목이 단기간 급등했다. 쌈채소와 반찬 재료 가격이 뛰면서 고깃집과 백반집의 체감 원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배추·양배추 등 일부 품목은 하락했지만, 품목별 등락이 엇갈리면서 식당 입장에서는 메뉴 구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특정 재료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원가 구조를 다시 맞춰야 하는 불안정성이 커진 것이다.
문제는 기본 식재료 역시 가격이 내려갈 기미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쌀은 평년보다 21% 오른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마늘과 건고추 등 양념류도 뚜렷한 하락 없이 유지되고 있다. 다시 말해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완충지대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결국 외식업의 가격 구조는 평균 물가가 아니라 자주 쓰는 핵심 재료에 의해 좌우된다. 고기는 크게 올랐고, 쌈채소는 급등했으며, 쌀은 이미 높은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반면 소비자는 높아진 생활비 부담 속에서 더욱 강하게 ‘가성비’를 요구한다.
이 지점에서 외식업체의 고민은 깊어진다. 소비자에게 ‘가성비’는 선택 기준이지만 식당에게는 그 자체가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가성비 식당’이라는 간판이 경쟁력이면서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