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남자 프로축구의 유리천장이 깨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유니온 베를린에서 마리루이제 에타(34)가 1군 남자팀 지휘봉을 잡으며, 유럽 5대 리그 역사상 첫 여성 감독이 탄생했다.
에타 감독은 시즌 종료까지 5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임시 감독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
유니온 베를린의 새 감독 마리루이제 에타가 2026년 4월 18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FC 유니온 베를린과 VfL 볼프스부르크의 경기에 앞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러한 역사적 의미와는 별개로, 여성 감독을 향한 고정관념과 차별적 시선은 여전히 현실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감독 선임 직후 소셜미디어에서는 혐오 및 성차별적 반응이 이어졌다.
구단은 성차별적 반응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에타 감독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를 표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구단은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에 "선수들이 여성 감독의 전술 지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게시글에 "성차별"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댓글에서 "여성 감독에게 패하면 남자 감독이 체면을 잃게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구단은 이를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에타 감독이 패배할 경우 성차별적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담긴 댓글에는 "유니온 가족은 그를 지지한다"라고 답했다.
독일축구협회(DFB)도 유니온 베를린의 에타 감독을 향한 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스포츠 가치 훼손 행위로 규정하고, 무관용 원칙 아래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독일 국가대표 선수이자 DFB 다양성 및 포용 담당 부회장인 셀리아 사시치는 에타 감독의 데뷔전을 앞두고 19일(현지시각) 독일 뉴스 매체 '티 온라인(t-online)'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개인을 겨냥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스포츠의 핵심 가치인 존중, 공정성, 평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유니온 베를린의 새 감독 마리루이제 에타(오른쪽)가 2026년 4월 18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경기 1. FC 유니온 베를린과 VfL 볼프스부르크의 경기 중 유니온의 알요샤 켐라인(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독일 출신 축구 지도자인 에타 감독은 이미 2023년 유니온 베를린에서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 1)를 통틀어 최초의 여성 수석코치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U-19 남자팀 감독과 1군 코치 경험을 거치며 남자 프로팀 지도 경력을 쌓아왔다. 2025/26 시즌에는 1군 감독 경질 이후 잔여 시즌을 맡는 임시 감독으로 승격됐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남자 1군 팀을 지휘한 최초의 여성 감독 사례다. 독일 분데스리가 역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유럽 축구에서 유리 천장을 깬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데뷔전에 나선 에타 감독이 이끄는 유니온 베를린은 지난 18일(현지시각) 홈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첫 여성 감독의 도전은 결과와 별개로 유럽 축구계에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