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준비에 한창 매달려여 할 시점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 방문에 나서자 당내에서는 당혹감과 비판이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정훈, 김대식, 김장겸 의원 등 국민의힘 방미단은 14일 오전 취재진을 만나 이미 출국한 장 대표와 함께 미국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국제 정세 등 여러 문제를 논의하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1일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출국했으며, 이번 국민의힘 방미단은 오는 17일 함께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미국 공화당 출신 인사들이 주도하는 비영리단체 국제공화연구소(IRI)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장 대표는 IRI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영어 연설에 나설 예정이며, 미 상·하원 의원 등 공화당 인사들과의 면담하고 현지 교민 간담회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방미의 취지와 별개로 ‘시기 부적절’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당 대표가 자리를 비운 데 대해 “의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특히 장 대표가 미국에 체류 중인 16~17일에는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본경선이 예정돼 있으며, 후보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지사 후보와 컷오프 논란을 겪은 충북지사 후보 공천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방미 계획 발표 직후인 지난 9일 열린 최고위원회(최고위) 역시 혼란을 겪었다. 장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는 김재우 최고위원의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법 리스크 컷오프’ 발언과 양향자 최고위원의 ‘경기지사 추가 공모’ 비판 등이 쏟아지며 내부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고, 회의는 사실상 정상적 진행이 어려운 수준으로 흐트러졌다.
이후 최고위가 열리지 못하면서 당 지도부 공백 속에서 의사결정 기능이 마비되자 당내 혼선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점에 미국을 방문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최소한 시·도당 운영위원회가 의결해 올린 공천안만큼은 최고위가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표의 방미로 16개 시·도당 후보 공천 일정이 사실상 일주일간 멈춰 서게 됐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14일 “이 중차대한 시기에 미국 방문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후보들이 유세 현장에 부르지 않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선거유세를 할 때 장 대표를 부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내비친다.
한동훈 전 대표도 지난 11일 경기 수원 방문 일정에서 “미국에 지방선거 표가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지도자가 ‘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장 대표의 방미 일정을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