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미국과 관계된 한국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의 안전이 완전하게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휴전 협상 등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5일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대사관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26일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과 이란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도 미국과 거래하는 한국 선박은 호르무즈를 지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쿠제치 이란 대사는 26일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미국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시 상황에서 제재 대상이 됐다"며 "한국과 이란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도 미국과 거래하는 한국 선박은 호르무즈를 지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미국과 관련 없는 한국 선박은 이란 군과 관계 당국의 조율과 검토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제치 대사는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를 요청한 것을 두고 "한국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태에 동참하지 않고, 이러한 실패의 공범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정부의 종전협상을 두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쿠제치 대사는 "이란은 전쟁 중단을 원하지만 일시적인 휴전 합의만으로는 향후 충돌을 막을 수 없다"며 "현재 이란이 불법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을 하게 되면, 상대국에게 공격을 위한 재정비 시간을 주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가 지난 1년간 급속도로 낮아져 재발 방지 대책을 논하기가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5일간 에너지 시설 공격을 유예하겠다'고 말했지만, 어제 이뤄진 조치와 일부 전력·가스 송전 시설이 입은 피해를 보면 그가 스스로 내뱉은 약속조차 지키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외신 보도로 나오고 있는 '미국-이란 파키스탄 회담' 등은 가짜뉴스에 가깝다고 말했다.
쿠제치 대사는 "파키스탄을 비롯한 여러 국가로부터 전쟁 중재 의지를 피력받았다"면서도 "트럼프가 제안한 협상에 이란이 일부 동의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러한 주장은 유가와 주식 시장에 일시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허위 정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월9일 이전 종전협상 완료'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사로서 들은 바 없다"며 "현재 이란 여론은 지속가능한 평화가 보장되지 않는 한, 휴전을 받아들일 준비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쿠제치 대사는 "이란은 미국이 이란과 세계에 미친 영향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비용을 높일 것"이라며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 모두 결코 군사적 방식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이드 쿠제치 대사는 1960년생으로 테헤란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이란 외무부 중동국 부국장(2004~2006), 주나이지리아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사(2010~2015), 이란 외무부 아랍 및 아프리카 담당 차관실 선임전문가(2015~2017), 이란 외무부 대외무역촉진국장(2017~2018), 이란 외무부 경제기술 개발 및 지원국 국장(2018~2019), 이란 외무부 저항경제 외교 차관보(2019~2023)를 지냈다. 2023년부터 주한 이란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