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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돔구장, 시설은 생각보다 좋다?
ⓒ연합뉴스

‘11:45’(1, 3루 더그아웃). ‘11:44’(포수 뒤편). ‘11:47’(전광판). 15일 오전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 스카이돔 내 전자시계 상황이다. 제각각 표기된 시간처럼 이날 프로팀 간 첫 경기를 치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은 다소 어수선했다. 경기 내·외적으로 그랬다.

보수 공사가 채 끝나지 않아 경기 전 선수 훈련 때 드릴 소리가 계속 났다. 오전 11시부터 난방을 시작했으나 냉기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두터운 겨울점퍼를 입은 김용희 에스케이 감독은 “바깥보다도 춥다”며 털장갑까지 꼈다. 심판들마저 “돔구장이라 옷을 얇게 입고 왔는데…”라며 곤혹스러워했다. 가로 22.40m, 세로 7.68m의 외야 전광판에 대한 아쉬움은 계속 흘러나왔다. 고척돔 전광판 크기는 인천 에스케이 행복드림구장 ‘빅보드’(가로 63.393m 세로 17.962m)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 전 야수들은 뜬공을 걱정했다. 에스케이 내야수 이대수는 “타구가 어떻게 맞는지 잘 봐야 할 것 같다. 타구가 뜨면 순간적으로 놓쳐서 엄청 헤맬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경기 동안 양 팀 선수들은 타구를 쫓느라 부산했다. 2회말 1사 후 김하성(넥센) 타구를 에스케이 좌익수 이명기가 놓쳤고 5회초 2사 뒤에는 이재원(SK)의 좌중간 뜬공을 넥센 외야수들이 낙구 지점 판단 실수로 놓쳤다. 둘 모두 3루타로 연결됐다.

고척 돔구장, 시설은 생각보다 좋다?

경기 뒤 이명기는 “외야 뜬공일 때 일반구장처럼 낙구 지점을 예측하고 뛰었는데 타구 방향을 놓쳤다”고 했다. 넥센 좌익수 고종욱 또한 “연습 때와는 다르게 수비가 어렵다. 공이 떨어질 때 천장 흰색 천막 때문에 헷갈렸다”고 밝혔다. 이날 4차례 외야 뜬공을 처리한 에스케이 중견수 김강민은 “수비할 때 희끗희끗 착시현상이 있다”고 토로했다.

뜬공 이외에도 3루수-유격수 간 깊은 타구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홍원기 넥센 수비코치는 “3·유간은 인조잔디와 흙 구간이 짧다. 깊은 타구가 나오면 처리하기 까다로울 수도 있다”고 했다. 고척돔을 이날 처음 접한 에스케이는 보통 때보다 수비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용희 감독은 “일본에서 도쿄돔이 처음 개장했을 때 한동안 원정팀이 연패에 빠졌다. 우리는 그나마 시범경기 때 돔구장 적응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한화, 기아(KIA), 엘지(LG), 케이티(kt)는 고척돔 시범경기 일정이 없어 정규리그 때 처음 돔구장 환경을 접하게 된다.

넥센 선수들은 그라운드 흙이나 웨이트트레이닝, 라커룸 등 경기 시설 면에서는 대체로 만족해했다. 주장 서건창은 “목동구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설은 좋다. 바람이 안 불어서 경기 집중도 잘된다”며 “다른 선수들도 칭찬 일색”이라고 했다. 이택근 또한 “날씨가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으니까 좋다.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라커룸은 최고인 것 같다”고 거들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흰 천장 때문에 뜬공 적응이 문제겠으나 점점 나아질 것이다. 선수들의 편의시설이나 휴식공간이 넓어져 야구장 자체가 목동보다 좋다”고 했다.

고척 돔구장, 시설은 생각보다 좋다?

이날 고척돔에는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돔구장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3541명이 찾았다. 올해 주중에 열린 시범경기 최다 관중이다. 하지만 관중 대피 훈련은 다소 부족해 보였다. 경기 시작 전, 안내방송과 함께 전광판에 비상시 대피 요령 문구가 잠깐 떴을 뿐이다. 일본 도쿄돔의 경우 관중이 들어오기 직전 안내요원들이 5분여간 호루라기를 불면서 모의 대피 훈련을 한다. 최다 1만6000여명이 들어오는 대형 실내구장인 만큼 사전 안전교육은 더 철저하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고척돔 프로 경기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한 김강민의 공수 활약에 힘입어 에스케이가 6-4로 승리했다. 김강민은 “처음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기분좋게 시즌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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